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4-22 00:20:40
확대축소
공유하기
코넥스가 바이오기업들의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계속 맡을 수 있을까?
바이오기업 투자열풍이 불고 정부가 코스닥 상장의 문턱을 낮추기로 하면서 바이오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이 빨라지고 있다.
▲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코넥스에 상장한 바이오기업들의 코스닥 이전상장도 본격화되고 있지만 새로 유입되는 바이오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넥스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이 줄줄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하거나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신규로 상장하는 비이오기업들은 줄어들면서 코넥스가 외면받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코넥스는 거래소가 코스닥시장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한 벤처기업과 초기 중소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2013년 7월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 의견을 ‘적정’으로 받고 지정 자문인 증권사 한 곳과 자문계약을 체결한 기업이라면 상장이 가능하다.
코스닥 활황으로 코넥스에서 상장한 기업들의 코스닥 이전상장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코넥스에 새로 상장되는 기업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코넥스 개장 이후 1분기에 상장기업이 없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4월2일에 위세아이텍아 코넥스에 상장하면서 올해 1호 상장기업이 됐다.
2016년에는 50개 기업이 코넥스에 상장했고 지난해에는 29개 기업이 상장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추세대로라면 역대 최저 수준의 코넥스 상장이 예상된다.
코넥스 상장이 올해 들어 급감한 이유는 코스닥 활황으로 코넥스보다 코스닥에 직상장을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코스닥 활성화 의지를 보였고 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 문턱을 대폭 낮춘 점도 기업들이 코넥스 상장을 외면하는 배경이 됐다.
특히 바이오기업들은 연구개발 비용으로 적자기업이 많은 데 정부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재무요건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히자 굳이 코넥스를 거쳐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여기에 최근 바이오기업 주식을 향한 투자열풍도 바이오기업들이 코스닥 직상장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넥스에 상장된 기업들의 코스닥 이전상장은 올해 들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링크제니시스, 아시아종묘, 엔지켐생명과학, 오스테오닉 등 코넥스에 상장된 5곳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 엔지켐생명과학은 2월21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여기에 툴젠과 노브메타파마 등 코넥스 시가총액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마저 코스닥 이전상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넥스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코스닥 활성화정책을 발표하며 코넥스가 외면받는 것을 막기 위해 매출 증가율 20% 이상 이거나 매출액 200억 원 이상, 영업이익 10억 원 이상인 코넥스 상장 기업은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도 바이오기업들의 코넥스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19일 ‘코넥스 바이오제약 IR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투자심리 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거래소가 바이오기업들의 코넥스 상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공모가 관련 규정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규정상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면 3~5일 전 코넥스 주가 평균의 70% 이상으로 공모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 규정 때문에 코넥스에 상장한 기업들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넥스는 거래량이 적어 주가 변동이 심한데 코넥스 주가를 기준으로 코스닥 상장 시 공모가를 산정하면 이전상장 과정에서 주가 변동으로 공모가를 다시 산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모가를 제한된 범위 안에서 선택해야 해 수요예측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올해 2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오스테오닉과 엔지켐생명과학도 상장 과정에서 이 규정 때문에 공모가를 재산정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