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업황 부진 등으로 카드사들 대부분이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말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가 합병해 통합 카드사로 출범한 이후 최대 순이익이기도 하다.
정 사장은 최근 1Q카드에 새로운 혜택과 서비스를 추가한 '1Q 스페셜 플러스 카드'와 '1Q카드 리빙 플러스' 도 연달아 출시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1Q카드는 출시 2년 만인 현재 발급 400만 장을 넘어섰다"며 "이번에는 그동안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해 출시한 것"이고 설명했다.
1Q카드는 하나카드가 출범한 이후 사실상 첫 히트상품이다.
정 사장은 1Q카드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다른 카드사들이 지나친 소액 이용 고객층까지 대상으로 삼고 맞춤 서비스를 내놓는 '박리다매' 전략을 펼쳤는데 이런 공격적 영업이 성과를 거둔 셈이다.
정 사장은 하나금융그룹에서 손꼽히는 ‘영업 전문가’다. 하나은행에서 남부영업본부장, 호남영업본부 전무, 리테일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치며 전면에서 뛰었다. 하나저축은행 대표를 맡은 2015년에는 181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과 비교해 61%의 성장을 이끌었다.
하나금융지주가 정 사장을 하나저축은행에서 하나카드로 옮긴 것도 통합 이후 하나카드의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실적상승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전산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일회성 비용이 줄어든 덕을 봤다는 평가도 있긴 하지만 정사장의 기여도를 무시하기 어렵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과 12월 멤버십마케팅팀과 은행제휴팀을 신설하는 등 하나금융그룹과 시너지를 높여 영업력 강화와 신사업 출시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1Q카드 역시 이 시너지로 효과를 봤다. 1Q카드는 하나금융 통합 멤버십인 하나멤버스를 기반으로 ‘하나머니’를 쉽게 적립할 수 있다.
취임하자마자 조직을 6본부 42팀에서 5본부 29팀으로 축소 개편하고 가볍게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에서는 아직 꼴찌 신세를 벗지 못하고 있다. 롯데카드와 최하위에서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는데 체크카드를 제외하면 지난해 롯데카드 점유율이 9.1%로 하나카드(8.8%)를 앞선다.
정 사장은 핀테크 중심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고객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하나카드의 2018년 경영 슬로건은 ‘디지털 뉴리더(Digital New Leader)’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세운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는 실질적 업무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회사들과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에 기반한 '패스워드 프리(비밀번호 없는)' 서비스, 고주파 활용 비대면인증 등 핀테크 기술을 하나카드 서비스로 추진한다.
카드심사 단계에서는 로봇 자동화 기술(RPA) 등의 신기술을 올해 안에 적용해 서류접수 등 반복업무를 하는 인력비용을 아끼고 입력을 자동화해 비용과 시간 효율성을 높인다.
정 사장은 4차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직원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한달에 두 번씩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경영에 대응하기 위해 ‘DT 하나카드 전략’ 이라는 주제로 교육을 진행한다. 당초 필요할 때만 교육을 했었지만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횟수를 늘렸다.
그는 “하나카드 고객들이 더 많은 편의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같은 업종은 물론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발굴해야 한다”며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