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업체들이 중국의 공격적 생산 증설로 디스플레이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다.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전략을 바꿔 최근 지연되고 있는 시설투자에 다시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중국 패널업체들이 LCD와 올레드 생산공장에 모두 대규모로 투자하며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OE 등 중국 패널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 LCD패널 생산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공급 과잉과 업황 악화를 이끌고 있다.
이른 시일에 중소형 올레드패널분야에도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중국업체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투자를 앞당기고 프리미엄 패널에 역량을 집중하는 결단이 필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애플에 공급하는 중소형 올레드 물량이 줄어들자 올해 공장 증설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올레드 수요 감소를 우려해 시설 투자에 이전보다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대신 신기술을 적용한 대형 LCD패널에 투자를 늘려 LG디스플레이와 중국업체에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아야 한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양산하는 LCD패널이 중국업체들의 LCD TV패널보다 뛰어난 화질을 보여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도 올레드 TV패널 증설에 더 속도를 내 늘어나는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프리미엄 TV시장 공략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전 세계 패널업체들의 투자 방향성이 엇갈리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국내 패널업체들이 시장 변화에 대응해 고부가 제품에 주력하는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