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물적분할하면 소액주주들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SK텔레콤이 인적분할보다는 물적분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SK텔레콤이 물적분할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크지 않지만 소액주주들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의 물적분할 가능성이 최근 떠오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적 분할보다는 그룹 내 전체 정보통신기술(ICT)군이 일을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을 분할하는 방식에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있다.
기존 주주들이 신설되는 기업을 주식비율 그대로 지배하면 인적분할이고 기존 회사와 분할된 회사가 100% 모회사, 자회사 관계가 되면 물적분할이다.
SK텔레콤 경영진들이 물적분할을 추진할 이유는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물적분할을 하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되는 SK텔레콤 투자회사가 인수합병 결정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신사업 육성에도 효율적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기업가치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이 물적분할을 하면 정치권이나 언론의 잡음 없이 지배구조 개편을 할 수 있고 주주총회에서도 무리없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며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할 이유는 많다”고 바라봤다.
SK텔레콤이 물적분할을 하면
최태원 회장이 입을 수혜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물적분할 뒤 SK텔레콤 사업회사와 SK하이닉스가 배당성향을 늘릴 수는 있지만 액수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현재 지주사 SK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고 SK는 SK텔레콤 지분 25.2% 들고 있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가지고 있어 최 회장이 SK를 통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까지 지배하고 구조다.
그러나 SK텔레콤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에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SK텔레콤이 물적분할하면 중간지주회사로 전환되는 SK텔레콤과 SK의 합병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와 SK플래닛의 기업가치도 더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또 통신부문을 비상장회사로 떼어내고 중간지주사가 신사업을 추진하면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이 물적분할해 통신부문을 100% 비상장회사로 내리면 주가가 약 25% 오를 것”이라며 “5G 기대감까지 고려하면 더 오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