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8-03-14 15: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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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2세'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를 맡아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다우키움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분 승계도 상당부분 마친 만큼 경영능력을 입증하면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지만 만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계열사 대표를 맡으면서 논란이 될 여지도 있다.
▲ 다우키움그룹 기업로고.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3월 그룹 계열사인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오너2세’로서 경영능력 시험대에 서게 된다.
김 대표는 다우키움그룹 창업주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외동아들이다. 김익래 회장은 1남2녀를 두고 있는데 두 딸은 회사 지분이나 경영권 등에서 한발 떨어져있다.
1984년 생으로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다 2014년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다우기술 사업기획팀 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뒤 2016년 다우기술 이사, 2017년 다우데이터 상무, 2018년 다우데이터 전무로 고속승진한 데 이어 3월에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에 올랐다.
다우키움그룹은 IT계열사인 한국정보인증, 다우기술, 다우인큐브, 다우데이타, 사람인HR, 미래테크놀로지 등과 금융계열사인 키움증권,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저축은행,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그룹이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2017년 3분기까지 순이익 12억8900만 원을 거둔 중소형 창업투자회사로 다른 금융계열사인 키움증권(1279억 원)과 키움저축은행(211억 원), 키움투자자산운용(106억 원) 등과 비교해 덩치가 작다.
김 대표는 그동안 다우기술과 다우데이터 등 그룹의 핵심계열사에서 일했지만 금융업을 다뤄본 경험이 없는 데다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는 만큼 상대적으로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금융업을 다뤄본 경험이 없음에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오너2세’로서 그룹 전반의 사업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다우키움그룹은 키움증권을 통해 우리자산운용과 TS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하며 금융계열사의 덩치를 키우면서 기존 IT 관련 계열사와 금융 관련 계열사를 두 축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창업주인 김익래 회장이 1950년 생으로 아직 경영에서 손 떼기엔 이른 나이지만 김 대표가 젊은 나이에 계열사 대표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대표는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다우데이타의 지분도 상당부분 확보한 만큼 경영능력만 입증되면 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다우데이타를 정점으로 한 사실상 지주사 체제로 김익래 회장-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다우데이타 주주를 살펴보면 김익래 회장이 40.64%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계열사인 이머니가 20.49%, 김 대표가 3.3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머니는 금융투자정보를 서비스하는 기업으로 김 대표가 지분 26.9%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는 만큼 사실상 김 대표가 김익래 회장에 이은 다우데이타 2대 주주인 셈이다.
이머니는 본업보다 계열사 내부거래와 주식 투자를 통해 자산 규모와 기업가치를 크게 늘려온 회사로 김 대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가 빠르게 승진하면서 실무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금융업을 다뤄본 경험이 없는 만큼 키움인베스트먼트에서 경영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키움증권과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PE 등 금융계열사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오너2세’의 승계 작업을 위해 계열사들이 동원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익래 회장은 국내 벤처업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며 계열사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맡기며 주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며 “다만 아들인 김 대표가 그룹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