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BNK투자증권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앞세워 증권사 인수에 나설까?
5일 금융권에서는 BNK투자증권이 유상증자로 2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증권사 인수를 위한 행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NK투자증권은 2월28일 이사회를 열고 2천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주당 발행가액이 5만 원인 신주가 400만 주 발행되고 BNK투자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한 BNK금융지주가 신주를 전량 인수한다.
중소형 증권사인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100억 원이었다. 이번 유상증자를 마치면 4100억 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한 뒤 은행 위주로 짜여진 BNK금융지주의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인수합병 등으로 비은행부문을 키우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BNK투자증권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했다. 그가 현대증권과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등의 회사에서 사장을 지낸 증권업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증권사는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있다.
SK증권의 최대주주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다. SK는 보유지분을 케이프투자증권과 케이프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케이프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계약을 지난해 맺었다.
하지만 케이프컨소시엄이 2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지 못하고 인수를 철회했다.
SK는 이에 따라 다시 보유지분을 사모펀드 운용사인 J&W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J&W파트너스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BNK금융지주가 SK증권을 인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게 된다.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지주가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이지만 금융위원회가 2월 자회사 편입을 위한 서류준비가 미비하다며 심사를 중단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절차를 문제삼았지만 실제로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도 ‘최고경영자 리스크’로 무산될 수도 있는 만큼 BNK금융지주가 증권사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하이투자증권의 가능성이 좀 더 높은 셈이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용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