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고객사 확보에 고전하며 올해 실적이 급감할 위기를 맞고 있다.
애플 아이폰X 판매 부진의 여파로 올레드패널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에서 반등 기회를 잡으려면 갤럭시S9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블룸버그는 2일 "애플 아이폰X이 올레드패널의 전성기를 이끌 것으로 예상됐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실적에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글로벌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심각한 수준의 공급부족이 빚어지면서 제조사들이 치열한 물량확보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애플이 최초로 올레드패널을 탑재해 출시한 아이폰 신제품의 높은 인기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폰업체를 자극해 중소형 올레드 수요 증가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런 가능성에 대응해 대부분의 생산공장을 중소형 올레드로 돌리며 대량수요에 대응할 채비를 갖춰냈지만 최근 아이폰X의 판매 부진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블룸버그는 "아이폰X의 부진으로 중소형 올레드 시장의 본격적 개화 시기와 지속 가능성이 모두 불투명하다"며 "당분간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올레드패널의 수요 감소가 일시적 현상을 넘어 스마트폰시장에서 완전히 외면받는 기술로 남을 수 있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가격이 낮은 LCD패널 기술력이 꾸준히 발전하며 올레드패널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는 한편 주요 제조사들도 올레드패널 탑재를 포기하거나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올해 LCD를 탑재한 중저가 아이폰 신제품을 주력으로 앞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상반기에 내놓을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전력효율과 성능을 개선한 LCD 탑재를 예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메이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중소형 올레드패널이 LCD와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단지 삼성전자와 애플,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의 성장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올레드패널 적용 확대를,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 공격적 투자를 예고하며 최근 시장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이 업체들이 올레드 생태계 확대에 소극적으로 돌아서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가 중소형 올레드의 시장 확대를 사실상 독자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삼성전자 '갤럭시S9'. |
블룸버그는 "올레드와 LCD패널의 가격차에 비해 실제 체감성능 차이는 크지 않다"며 "올레드로 전환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는 제조사가 늘고 있어 시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결국 삼성전자가 올레드패널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통해 성능 우위를 증명하며 글로벌 제조사들의 관심을 끌어야 삼성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사업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새 스마트폰 '갤럭시S9'는 최근 디스플레이메이트의 품질 평가에서 지난해 최고 점수를 받은 아이폰X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기술력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생산단가도 낮아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전문지 포천도 "삼성전자 갤럭시S9는 스마트폰업계에 올레드패널의 우수성을 설득하는 데 힘을 싣는 제품이 될 것"이라며 "아이폰X을 뛰어넘는 소비자 평가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