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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노조, 지주 이사회 합류 위해 외국인주주 설득에 총력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3-02 12:5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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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노조가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표대결를 놓고 외국인 주주 표심 잡기에 분주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3월23일 정기주주총회를 여는데 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싼 노사의 표대결이 불가피하다. 
 
KB금융그룹 노조, 지주 이사회 합류 위해 외국인주주 설득에 총력
▲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오른쪽)과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이 2월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날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에 제출하는 주주제안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계열사 7곳의 노동조합들로 구성된 노조협의회는 우리사주조합원들이 보유한 지분 가운데 0.18%를 위임받고 상법상 주주제안을 통해 2월7일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KB금융지주는 2월23일 3월에 임기를 마치는 사외이사 6명 가운데 물러나기로 한 3명의 자리에 새 후보를 모두 추천했고 나머지 사외이사 3명의 중임을 추진하는 내용으로 안건을 상정했다. 

노조협의회가 권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한 안건이 KB금융지주 측에서 사외이사 후보들을 추천한 안건과 별도로 상정되는 만큼 권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려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사외이사 선임은 보통결의 사항으로 전체 의결권주식 가운데 4분의1 이상, 주주총회에 참석한 전체 주주 가운데 2분의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9.79%)인 국민연금은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연금은 2017년 11월에 열린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노조협의회가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을 때도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KB금융지주 지분을 70% 가까이 소유한 외국인 주주들이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할지 여부는 불확실한 만큼 노조협의회도 외국인 주주들의 표심을 잡는 데 힘쓰고 있다.

외국인 주주들은 노조의 경영 참여에 대체로 부정적 태도를 나타내 왔다.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가 지난해 11월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을 때 의결권주식 13.73%의 찬성만 얻어 선임에 실패한 이유도 외국인 주주들의 찬성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당시 주주총회를 마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을 놓고 “사외이사를 추가하려면 그 행위가 기업가치와 주주들의 가치를 어떻게 증대할 수 있는지를 놓고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에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조협의회는 외국인 주주들이 하 변호사의 녹색당 대표 활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고 파악해 이번에는 정치경험이 없는 권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전략적으로 내세웠다. 

권 교수의 사외이사 추천이 노동이사제 도입과 연관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도 외국인 주주들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를 이사회에 넣는 제도를 말한다.

노조협의회 관계자는 “주주제안을 통해 권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한 일은 상법과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른 소수주주권 행사”라며 “노동이사제가 아니라고 여러 차례 알려왔다”고 말했다.

노조협의회는 글로벌 의결자문사 ISS에도 권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한 취지를 알릴 계획을 세웠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아직 구체적 일정을 잡진 않았지만 ISS와 다른 국내 의결자문사에 이메일 등을 통해 사외이사 추천 등 주주제안건에 관련된 자료를 보내고 취지와 당위성 등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ISS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 등 주주총회 안건을 놓고 의결권 행사를 자문한다. 

KB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들이 싱가포르와 아부다비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자 위주로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ISS의 권고안은 권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여부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주주들이 2017년 11월 주주총회에서 노조협의회의 추천을 받은 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체로 반대했던 것도 ISS가 사전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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