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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연임으로 재계 대변 역할 더욱 커져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8-03-01 10: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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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21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용만</a>, 대한상의 회장 연임으로 재계 대변 역할 더욱 커져
▲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7월28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칵테일 타임을 마친 뒤 만찬을 위해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연임 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파트너로서 역할을 더욱 확대할까?

박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 연임으로 힘을 얻은 만큼 재계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하면서 정부와 소통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 위상 높아진 대한상의, 다른 재계단체에 비해 온건

1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정계와 재계의 유일한 소통창구 역할을 하면서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현안을 놓고 다른 경제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한상의는 2월28일 국회를 어렵사리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놓고도 다른 경제단체보다 목소리가 낮았다.

대한상의는 “산업현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다행이지만 공휴일의 민간기업 적용, 특례업종 축소로 기업부담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근로시간 단축을 연착륙할 수 있는 추가 방안이 필요하다”고 원론적 태도를 보였다.

반면 중소기업중앙회는 “법안 통과를 존중한다”면서도 법정공휴일 유급휴가를 놓고 “취지에 공감하지만 휴일에 쉬기 어려운 서비스업 종사자나 인력이 부족한 소기업의 박탈감과 비용 부담을 초래할 수 있어 유감”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다행’이나 ‘존중’이라는 표현없이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한 경영계의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대한상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에 휘말려 위상이 크게 하락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역할까지 도맡으며 사실상 재계를 대표하는 이른바 ‘원톱’ 체제를 구축했다.

대한상의가 문재인 정부에서 외국 방문 경제사절단을 꾸리는 일을 도맡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대통령의 외국 방문 시 통상적으로 미국과 유럽은 전경련, 중국과 동남아는 대한상의가 지역을 나눠 경제사절단을 구성했다.

대한상의가 정부의 경제정책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는 이상 박 회장이 재계 입장만을 내세울 수만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위상에 걸맞게 현실적으로 정책 조율에 나서지 않으면 오히려 재계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정부, 정치권과 소통하면서 균형있는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조정하는데 힘을 쏟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여야지도부 등에게 전문가 목소리를 담은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 책자를 전달했다.

이후에도 이낙연 국무총리,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연 부총리, 정세균 의장 등과 계속 접촉하며 경제정책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 박 회장은 우 원내대표를 만나서는 “치우치지 않은 현실적 대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용만, 재계 대변 역할 더욱 중요해져

박 회장은 앞으로 3년 더 대한상의를 이끌게 됐다. 박 회장의 재계 대변인 역할을 놓고 상의 회원들이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2월 만장일치로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연임됐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박 회장은 3월 대한상의 총회에서 연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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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 회장은 연임 뒤 경제정책 등에서 이전보다 더 큰 목소리로 재계의 이익을 대변해 줄 것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에게 부담을 안길 현안이 구체화된 데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을 위한 6자 대표자 회의도 첫 발을 내딛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손경식 경총 회장과 함께 경영계를 대표해 6자 대표자 회의에 참여한다.

경총은 문재인 정부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2월 회장 선출 과정에서 내홍을 겪은 만큼 손 회장은 당분간 내부 추스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대한상의가 사실상 정부와 재계의 유일한 소통창구로 작동하고 있어 박 회장의 목소리는 문재인 정부에게  무겁게 느낄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의 형인 박용성 전 회장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대한상의를 이끌면서 “정부는 운동장만 잘 만들어주면 되지 기업에게 축구를 하라, 야구를 하라 간섭해서는 안 된다” “전투는 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전쟁을 해야 한다”는 등 정부와 각을 세우는 발언을 자주 했다.

박용성 전 회장은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재계의 입장을 가감없이 대변하며 대한상의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았다.

다만 박용성 전 회장이 활발하고 직설적이었다면 박용만 회장은 소탈하고 실용적 경영스타일을 보여 온 만큼 강도높은 발언으로 정부와 긴장을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개인적 신념도 문재인 정부와 큰 틀에서 방향성이 일치한다. 한때 화제가 됐던 두산그룹의 ‘사람이 미래다’ 캠페인과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이야기' 광고는 박 회장의 실제 발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가 궁극적으로 ‘사람’을 강조하며 청년일자리 정책을 국정과제 제일 앞에 두고 있어 박 회장의 평소 신념과 연결된다.

박 회장은 1월 영화 ‘1987’을 본 뒤 페이스북에 “1987년 나는 무지하고 비겁했다”며 “국가와 사회의 품격은 경제적 부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는 반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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