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올해 초부터 활발한 인수합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텔레콤은 26일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을 700억 원에 인수하며 5G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 움직임을 보였다.
양자암호통신은 분자보다 더 작은 단위인 '양자'를 활용한 암호화 기술로 어떤 해킹기술로도 뚫을 수 없는 통신보안체계다.
고용량 데이터를 대규모로 전달할 수 있는 5G가 상용화되면 보안이 더욱 중요해져 양자암호통신 기술력이 5G 서비스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 ‘MWC2018’에서 “5G 시대에는 안정성이 소비자의 선택에서 중요한 핵심요소가 될 것”이라며 “망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는 데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올해 1월 초기기업 발굴과 인수합병을 전담하는 ‘유니콘랩스’를 가동한 뒤 적극적으로 인수할 기업들을 찾고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물류사업을 키우기 위해 7일 지주사 SK로부터 융합물류기업 FSKL&S 지분을 인수했고 1월 스마트팩토리(공장자동화) 설비기업 ‘톱텍’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SK텔레콤은 톱텍이 보유한 공장자동화 기술을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을 세워 구체적 협상까지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톱텍의 기업가치가 실제보다 고평가된 것에 부담을 느껴 인수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사장은 SK그룹에서 인수합병 전문가로 꼽힌다.
2000년 신세기통신 인수와 2012년 하이닉스 인수 등 SK그룹의 주요 인수합병을 주도했고 최근까지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도 진두지휘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을 이끌고 있지만 그룹 문제로 SK텔레콤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도시바 인수협상이 마무리된 만큼 인수합병을 통해 SK텔레콤의 신사업 키우기에 전력을 쏟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사장(왼쪽)과 에자드 오버빅 히어 CEO가 1월9일 'CES2018'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5G 자율주행 기술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에서 ICT위원장으로 이동했는데 스스로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 새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스마트팩토리와 인공지능, 지도(맵) 관련 회사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팩토리란 공장설비에 설치된 사물인터넷와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조설비간 정보를 교환하고 기기 불량이나 제조 과정에서 비효율적 부분을 스스로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5G 시대에는 4G와는 달리 많은 기업간거래(B2B) 수익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표적 분야가 스마트팩토리다. 5G의 초연결성을 활용해 기업용 사물인터넷시장이 커지면 스마트팩토리가 통신사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차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지도 관련한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율주행차가 활성화되면 통신사에게 지도와 인공지능은 부가적 수익기반이 될 수 있어 SK텔레콤은 관련 기업의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며 “다만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기업이 없고 해외기업은 가격이 만만치 않아 인수합병이 성사되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