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2-25 08: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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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현대라이프생명 대표이사가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법인영업만으로 흑자 전환할 수 있을까?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해를 흑자 전환의 첫 해로 만들겠다는 경영목표를 제시하면서 개인영업을 대폭 축소하고 퇴직연금과 단체보험 등 법인영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이재원 현대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이 대표는 사업비를 절감하기 위해 기존 1600명에 이르는 개인영업 재무설계사(FP)가운데 1400명을 내보내며 개인영업 부문을 대폭 축소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급여력비율(RBC)이 9월 말 기준으로 148%로 집계됐다.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생보사 평균 271.1%은 물론 중소형 생보사 평균 177.9%보다 한참 낮다.
이 대표는 현대라이프생명의 보험영업 기반이 약한 상황을 감안해 경쟁이 치열한 영역를 피하고 퇴직연금분야에 온 힘을 기울이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라이프생명은 퇴직연금 계약고 상위 5위사 안에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위권 생보사들(자산 기준)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퇴직연금 계약금액이 1조29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생명보험사 가운데 1위사인 삼성생명이 보유한 퇴직연금 계약금액(2조6720억 원) 다음으로 많은 실적이다.
이 대표의 집중 전략은 금융위원회에서 최근 추진하고 있는 ‘특화보험사 설립 추진’과 궤를 함께 한다. 금융위는 소규모 특화보험사들의 설립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특화보험사의 실효성을 두고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라이프생명의 새 전략을 두고도 같은 맥락에서 우려하는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이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전략들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현대라이프생명의 성장성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불안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라이프생명의 퇴직연금 계약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현대라이프생명은 퇴직연금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확정급여(DB) 퇴직연금 적립금액이 지난해 9월 기준 1조1767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계열사 물량이 98.32%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스스로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기 위해 자기 계열사 비중을 50% 이하로 낮추는 자율협약을 맺었지만 현대라이프생명과 현대차투자증권만 거부했다.
금융감독원도 2015년부터 퇴직연금의 자기계열사 비중을 50% 아래로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현대라이프생명은 듣지 않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현대라이프생명의 매출 구조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현대라이프생명 등 대기업 계열사의 퇴직연금 몰아주기는 매년 국감에 지적받는 내용이다.
새로 시행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도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엄격한 위험관리 시스템을 요구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가 시행되면 그룹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 비중과 주요 내부거래 현황 등을 낱낱이 보고하도록 했다.
현대차투자증권과 계열사 퇴직연금 계약을 나눠먹기 해야 하는 상황도 문제다. 현대차투자증권도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액 8조4945억 원 가운데 85%가 계열사 물량이다. 증권사 가운데 계열사 사이의 거래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