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신한금융그룹의 투자금융(IB)과 투자운용(PI) 등 투자역량을 끌어올리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투자금융부문에 이어 그룹 투자운용부문의 중심축도 신한금융투자에 맡기면서 김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협업체계를 꾸려 GIB(글로벌투자금융)사업부문과 WM(자산관리)사업부문, 글로벌사업부문, 투자운용사업부문을 다루고 있는데 이동환 그룹 GIB사업부문장과 김병철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장의 원소속이 신한금융투자다.
김 사장은 구체적 사업실무를 맡은 그룹 부문장들과 투자전략을 공유하고 조율하면서 그룹 전반의 투자전략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김 사장이 신한금융그룹의 지주사와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면서 쌓은 전략·기획전문가로 꼽히는 데 역량을 발휘할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초 취임할 때 주로 은행과 지주에서 일한 만큼 증권사 경영에 적합하지 않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룹의 투자전략을 주도하는 업무의 경우 신한금융에서 대표적 전략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이 적임자일 수 있다.
지난해 김 사장은 그룹 매트릭스조직인 GIB(글로벌투자금융)사업부문을 바탕으로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을 크게 늘리는 데도 성공했다.
투자금융(IB)부문 수수료가 증가한 데다 운용자산이 불어나면서 자기자본투자(PI) 이익도 크게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이익 1572억 원을 거둬 신한금융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신한금융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4%에서 6%로 2%포인트 높아졌다.
김 사장은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한 그룹의 투자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대형증권사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가 디딤돌을 놓은 해였다면 올해는 지금의 성장 속도를 뛰어넘어 비약적 성장을 보여야 할 중요한 해”라며 “투자 판을 키워 국내 금융투자업계 3위권에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대형 증권사과 경쟁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아시아 자본시장에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이 진출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4조 원을 넘는 대형 증권사 5곳이 초대형 투자금융사업자(IB)로 지정됐다.
미국 골드만삭스와 JB모건, 영국 바클레이즈, 스위스 UBS, 일본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도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아시아에서 대부분 사업을 철수했지만 최근 다시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하고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성과에 따라 그룹차원에서 추가 자본확충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며 “김 사장이 각 사업부문장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지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