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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가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인터스텔라는 올초 개봉한 '겨울왕국'보다 빠르게 흥행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곧 1천만 명 고지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00만명 돌파 '겨울왕국'보다 빠른 흥행속도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터스텔라의 누적 관객은 701만670 명이다. 개봉 19일 만에 7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올해 개봉영화 가운데 관객동원에서 '명량' '겨울왕국' '해적' '수상한 그녀'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인터스텔라는 개봉 17일 만에 600만 관객을 모았다. 이는 올해 외화 가운데 유일하게 1천만 관객을 넘어선 '겨울왕국'의 기록을 하루 앞당긴 것이다. '겨울왕국'은 개봉 18일 만에 6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인터스텔라는 미국보다 국내에서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 24일 기준 560억 원의 누적 입장료 수입을 올렸다. 1억2069만 달러를 벌어들인 미국과 823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린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입장료 수입이 3번째로 많다.
북미 박스오피스 전문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인터스텔라는 지난 6일 북미 249관에서 상영되기 시작해 5일 만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떨어진 뒤 24일 현재 3위에 올라있다.
반면 국내 극장가에서 인터스텔라는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든 23일 오전 11시 기준 인터스텔라의 예매점유율은 65.6%, 예매관객은 20만6409 명에 이른다. 1일 예매율 상위 2~10위 작품을 모두 합해도 28.4%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맥스 상영관은 모두 매진 상태다. 스크린도 개봉 당시 최고 1410개에서 현재 1037개로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현재 개봉 영화 가운데 가장 많다.
◆아이맥스 대형 스크린에 담긴 휴머니티
인터스텔라가 국내에서 이처럼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브랜드 파워와 휴머니티를 강조한 가족드라마적 요소, 아이맥스 마케팅의 성공 등을 꼽는다.
인터스텔라는 지금까지 나온 할리우드 장편영화 가운데 가장 긴 시간을 아이맥스 전용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런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개봉 3주차가 지나도 아이맥스관에서 주말시간 인터스텔라 입장표를 구하기 어렵다. 국내 아이맥스 영화관은 총 15개에 불과하다.
아이맥스관 암표까지 등장하는 등 인터스텔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이는 다시 일반 상영관으로 옮겨 붙었다. 아이맥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관객들이 일반 상영관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인터스텔라는 SF영화지만 부성애를 강조한 가족 드라마다. 중장년층 관객이 지구에 홀로 남겨둔 아들과 딸을 그리워하는 주인공의 처지에 공감하게 만든 점도 흥행대박을 이끈 요인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휴머니즘을 배제한 기존의 SF영화였다면 잘 안 됐을 것”이라며 “가족애를 강조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가족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CGV에 따르면 1천만 영화는 전체 관객 가운데 40~44세가 14.9% 이상으로 중년층 비중이 높다. 중년층은 자녀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중년 관객의 가세가 800만 고지를 가른다는 것이 영화계의 정설이다.
인터스텔라가 상대성 이론이나 블랙홀 등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는 점도 흥행에 한 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락적 요소뿐 아니라 교육적 효과도 있어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자녀들과 영화관람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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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왼쪽)과 조나단 놀란 |
◆천만 관객 돌파, 스크린 유지가 관건
무엇보다 인터스텔라의 돌풍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브랜드 파워에 힘입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트맨 비긴즈'를 시작으로 전작 '인셉션'에 이르기까지 국내에 많은 마니아 관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이름만으로도 '믿고 보게 만드는' 영화감독이다.
최광희 영화평론가는 “여름 시즌 이후 이렇다 할 기대작이 없는 상황에서 선호도가 높은 SF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브랜드 파워가 결합돼 잠재해 있던 관객들의 수요와 만났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인터스텔라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스크린 독과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최광희 평론가는 "모처럼 볼만한 영화라고 하니까 폭발력이 생긴 것이고 극장들도 스크린 몰아주기로 화답했다"며 "흥행 가뭄의 기간이 길어지면 반작용으로 스크린 독과점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인터스텔라가 흥행기록을 어디까지 써나갈지도 앞으로 상영스크린 수에 달렸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새로 개봉한 헝거게임과 퓨리가 인터스텔라와 일대일로 붙어 이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인터스텔라의 롱런은 스크린 수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