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이해 문화계에서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근현대사의 이야기로 과거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1987’이 개봉 첫날인 27일부터 33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신과함께-죄와 벌’에 이어 관객수 2위에 올랐다.
1987은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던 스물두 살 대학생이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려고 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한 사람의 죽음이 어떻게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게 됐는지에 주목하며 오늘의 한국 사회를 만들어 놓은 사건을 치밀하게 보여준다.
또 실제로 존재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그리는 생생함과 그들의 감정을 묘사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영화를 관람한 누리꾼들은 “담백하지만 깊은 감동을 주는, 잘 만든 역사극”, “신파적 요소를 덜어낸 다큐멘터리의 느낌” 등 좋은 평가를 내렸다.
도서부문에서는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집필한 ‘구보씨가 살아온 한국 사회: 해방 이후 한국의 풍경1’이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2017년 교양부문 세종도서로 선정됐다.
김 교수는 일제로부터 해방한 뒤의 한국 풍경을 ‘구보씨가 살아온 한국 사회’ ‘정부광고로 보는 일상생활사’ ‘정부광고의 국민계몽 캠페인’ 등 3권으로 묶었다.
이 가운데 첫째 권인 ‘구보씨가 살아온 한국 사회’는 1934년 소설가 박태원이 쓴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주인공 구보씨를 빌려와 그의 눈으로 한국 사회를 그려 놓았다.
특히 당시 생활과 문화, 경제, 시대상, 교육 변천사 등 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광고를 이용해 독자들의 흥미를 끈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도 현대 여성들의 실태를 고스란히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82년생 김지영’은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시대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성차별적 요소가 어떻게 여성의 삶에 작용하는지 보여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