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카드업계의 업황 악화에 맞닥뜨리면서 본격적으로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임 사장은 신한카드를 디지털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로 모바일플랫폼인 ‘신한FAN’을 중심으로 한 새 수익원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LG카드와 합병한 2007년 이후 10년여 만에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경상순이익(일회성이익 제외)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7806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46.6% 늘어났지만 일회성 이익 3636억 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7.3%가량 줄었다.
별다른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지 않았던 3분기 실적만 보면 순이익 1495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감소했다. 8월부터 카드수수료 우대 가맹점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런 수익성 악화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져 신한카드의 올해 경상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0%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임 사장이 최근 신한카드 사옥을 이전한 뒤 신한카드의 제2창업을 선포한 것 역시 최근 업황 악화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최근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카드사들에게 카드론 금리를 낮추도록 압박하고 있는 데다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낮아지는 점도 카드업황을 어둡게 하고 있다.
내년에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및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카드업 진출 등도 기존 카드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요인들로 꼽힌다.
임 사장은 이런 업황을 뚫어내기 위해 전통적 카드수수료 및 대출사업이 아닌 새 수익원 발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임 사장이 신한카드를 디지털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새 수익원 발굴은 신한카드의 모바일플랫폼인 ‘신한FAN’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종산업과 제휴를 늘리며 신한FAN의 고객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 전자결제회사인 페이팔과 협력해 아시아에서 신한FAN을 활용한 디지털결제서비스 공동사업을, CJ올리브네트웍스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플랫폼을 서로 활용해 금융업과 유통업의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커넥티드카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의 인공지능 기술과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모든 전자기기에서 결제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플랫폼을 개발하고 고객 맞춤형 주문 및 결제 서비스 등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모바일플랫폼뿐 아니라 차세대 플랫폼으로 꼽히는 커넥티드카의 결제시장에도 유일하게 진출해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다.
커넥티드카 결제는 차량에 디지털아이디를 부여해 차량을 결제수단으로 만드는 서비스다.
신한카드는 LG유플러스와 오윈, GS칼텍스 등과 손잡고 내년 상반기에 출시되는 푸조 차량에 커넥티드카 결제시스템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임 사장은 7월 ‘2017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신한카드의 가장 중요한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며 “기존 카드업에 갇힌 방식과 사업구조로 뒤처지는 ‘카라파고스(카드+갈라파고스)’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