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주력상품인 낸드플래시 업황을 놓고 증권사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급과잉 가능성에 대응해 낸드플래시 시설투자 규모를 계획보다 축소할 가능성도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6일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들이 낸드플래시 가격상승에 이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주요 서버업체들의 주문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황 연구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글로벌 서버 고객사들은 최근 계속된 낸드플래시 가격상승에 부담을 안아 SSD 탑재에 소극적으로 돌아서거나 탑재용량을 기존 계획보다 줄이고 있다.
SSD는 낸드플래시 기반 저장장치로 서버분야에서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며 가파른 수요 증가세를 보였다.
서버업체들은 그동안 스마트폰업체 등 다른 고객사와 비교해 반도체 가격상승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에 가장 중요한 매출처로 꼽혔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글로벌 상위 IT기업까지 서버용 SSD 주문량을 줄이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고객사들이 확실히 반도체 가격에 더 민감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공장에 낸드플래시 시설투자를 공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내년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올해와 비교해 5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최근 낸드플래시 수요감소에 대응해 증설계획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며 낸드플래시 시설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절반 가깝게 줄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기기에서 낸드플래시 고용량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수요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며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또 삼성전자가 대규모 시설투자의 일부를 기존 낸드플래시 생산시설의 공정전환에 들이고 있는 만큼 실제로 출하량이 크게 늘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업황이 안정화하며 시장의 예상과 달리 큰폭의 가격하락세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황 연구원은 “낸드플래시의 경우 내년 2분기부터, D램은 내년 3분기부터 가격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내년 메모리 업황에 보수적 전망을 내놓았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이 고객사에 가격을 낮춰 공급하는 등 반도체 수요증가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다고 파악했다.
낸드플래시 수요 감소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가 내년에 반도체에서 벌어들일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설투자를 축소하면 매출감소도 불가피하다.
황 연구원은 “고객사들의 수요감소가 반도체 가격을 얼마나 끌어내릴지 미지수”라며 “하지만 가격이 내려가면 다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