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취임한 은행 CEO의 상당수는 1960년대생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이 1950년대생이었던 것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1961년), 빈대인 부산은행장(1960년), 송종욱 광주은행장(1962년),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1961년), 이동빈 Sh수협은행장(1960년) 등이 대표적이다.
은행장이 젊어지면서 금유이주 계열사의 사장과 은행 부행장들의 나잇대도 지금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현재 국민은행 부행장 8명 가운데 박정림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을 뺀 7명이 허 행장보다 나이가 많은데 상당수가 물갈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은행과 광주은행 등의 부행장들은 이미 1960년대생이 대다수다. 행장 나이가 어려지면서 향후 부행장들의 평균 나잇대가 1960년대 초중반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과 카드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도 모기업을 따라 세대교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그룹도 전자계열사 임원 대다수가 1960년생으로 물갈이되면 금융계열사 사장단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1960년대생인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과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사장이 1950년대에 태어난 다른 금융계열사 CEO들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회사 임원들이 세대교체되거나 그럴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로 업권을 가리지 않는 디지털금융의 확산이 가장 많이 꼽힌다.
스마트폰을 통한 은행서비스 이용자(법인 포함) 수는 3월 기준으로 1억2532만 명이고 하루 평균 거래되는 금액만 3조6천억 원 규모다. ‘페이’로 대표되는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를 거친 결제금액도 8월 기준으로 10조1270억 원에 이르렀다.
허 행장이 취임하기 전 언론인터뷰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평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가려면 젊은 피를 수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흥행에도 젊은 CEO들의 역할이 컸다는 시각도 있다. IT에 익숙한 데다 자유로운 경영환경도 비교적 손쉽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와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각각 1964년생이고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1971년에 태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 임원들의 세대교체는 주요 고객층이 바뀐 데 따라오는 결과”라며 “디지털환경에 익숙한 세대가 주요 고객층에 오르면서 금융회사 임원들도 이들과 더 가깝고 때로는 관련 현장에서 직접 뛸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