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이 4월3일 서울 종로 우리카드 본사에서 열린 창립 4주년 기념식에서 기념발언을 하고 있다. |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이 조만간 임기를 마치는데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목표했던 회원 수를 확보했지만 순이익은 부진에 빠졌다. 우리은행장이 교체되는 점도 유 사장의 연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 사장은 12월에 세 번째 임기를 마친다. 그는 2015년 1월 취임한 뒤 그해 12월에 연임을 확정했고 올해 3월에 한차례 더 연임했다.
유 사장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임기 동안 공격적 마케팅과 카드론 중심 영업전략을 통해 우리카드의 시장점유율을 10% 안팎으로 끌어올렸다. 순이익과 신용카드자산도 대폭 증가했다.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우리카드의 유효회원 수를 650만 명 이상으로 늘리는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유효회원은 특정 기간 동안 특정 카드회사의 상품을 1회 이상 사용한 고객을 말한다.
이를 위해 유 사장은 2016년부터 유효회원의 관리지표 기준을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여 적용하는 등 수익지표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해 왔다.
우리카드는 3분기 기준 유효회원 650만 명을 확보하면서 유 사장의 경영목표를 이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만 명 증가했다.
문제는 유효회원 수가 늘었지만 3분기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813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1% 줄었다.
다른 은행계 카드사를 살펴보면 신한카드와 하나카드는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고 KB국민카드는 소폭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우리카드는 카드가맹점의 수수료 인하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에 순수수료수익 62억 원 정도를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유 사장이 유효회원 수를 늘리는 과정에 쓰인 카드모집과 마케팅비용 증가도 순이익 악화의 간접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가령 상반기 기준으로 광고선전비 20억 원을 썼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85%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3분기 기준 8.85%로 상반기 9.10%에서 0.25%포인트 떨어졌다. 우리카드는 기업과 법인영업에 강했는데 최근 국세매출이 줄어든 여파가 작용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물러나기로 하면서 유 사장의 입지도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현재 새 행장의 선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유 사장은 이 행장과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그는 이 행장의 취임 이후 임명됐고 이 행장이 연임한 뒤 두 번째 연임을 확정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우리은행장이 결정되면 계열사 사장들도 물갈이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카드가 현재 우리은행의 가장 주요한 계열사인 것도 유 사장의 연임 전망을 밝지 않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