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업체들이 기존 LCD 생산라인을 올레드로 전환하는 체질변화에 속도를 내 업황악화의 타격을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만 디지타임스가 보도한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LCD패널 시장규모는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7%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됐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BOE와 이노룩스, 홍하이그룹 등 중화권 패널업체들이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신설하고 있는 대형 LCD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며 출하량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타임스는 중국이 내년 글로벌 디스플레이 출하량의 34.2%를 차지하며 한국을 뛰어넘고 전 세계 1위 국가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2020년에는 중국의 점유율이 50%에 이르며 시장의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신규공장 가동을 시작한 중국 BOE에 밀려 디스플레이 출하량 점유율 1위 자리를 31분기만에 처음 내주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3위와 4위는 각각 대만 이노룩스와 AUO가 차지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5위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글로벌 디스플레이 1,2위 업체로 각각 자리잡아 수년동안 위상을 떨쳐왔는데 지난해부터 급격한 점유율 하락세를 겪고 있다.
중화권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투자가 본격화된데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LCD패널 업황악화에 대응해 기존 LCD 생산라인을 올레드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레드패널은 주로 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소형제품 중심으로 이루어져 한국 패널업체의 출하량 점유율 확대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지만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뛰어난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생산라인을 구조조정해 출하량을 줄이는 것은 글로벌 LCD시장 공급과잉을 완화해 업황악화 속도를 늦추는 효과도 내고 있다.
한국 패널업체들이 적극적 체질변화로 업황악화의 타격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LCD에서 벗어나 성장전망이 밝은 올레드로 주력상품을 바꿔내고 있다”며 “실적과 기업가치에 모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도 LCD 축소전략의 영향으로 글로벌 패널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세를 겪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중소형 올레드의 수요증가로 확실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바라봤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연말까지 2곳의 LCD 생산라인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부터 2곳의 LCD공장을 중소형 올레드로 전환했다.
중화권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여전히 생산투자를 올레드보다 LCD패널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당분간 한국 패널업체들의 올레드시장 선점효과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디지타임스는 “전 세계 LCD산업은 중화권 신흥 강자들의 등장으로 새 경쟁국면을 맞고 있다”며 “한국 패널업체들이 올레드로 투자의 방향을 바꿔 이런 상황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