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제조업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시장에 공급된 제조업 제품이 1년 전보다 6.4%가량 늘었다. 작년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증가 추세이며 반도체시장 호황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작년 3분기보다 기계장비, 자동차, 의료정밀 분야에서 각각 25.7%, 9.6%, 31.9% 증가했다.
제조업계 실제 채용 분위기는 어떤지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장수윤 전무(Industry&Engineering2부문장)에게 물었다.
- 2017년 국내 제조업의 분위기는 어땠나?
“업황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반도체산업 설비가 늘어났고 자본재의 공급이 확대됐다. 국내 상품시장에서 제조분야의 제품 공급 동향도 2016년 4분기 이후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 이런 분위기가 채용시장에도 이어졌나?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지만 산업군과 포지션에 따라 차이가 크다.”
- 구체적으로 어떤 산업군들을 말하는 것인지.
“4차산업혁명이 IT와 제조의 융합이라고 해도 IT산업과 제조업의 위상이 10년 전과 180도 달라졌다.
세계경제포럼의 기업 순위를 보면 2006년에는 전통적 제조회사가 상위권을 독차지했는데 2016년에는 엑슨모빌과 GE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IT분야였다.
국내 채용시장도 마찬가지다.
석유화학, 에너지, 기계장비, 철강과 같은 전통적 제조회사들은 채용규모를 축소하거나 계획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IT분야는 업황에 힘입어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 올해 제조업에서 가장 화제가 된 분야를 꼽는다면?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을 꼽을 수 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에서도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 빅데이터, 클라우드, 센서, 3D프린팅, 로봇 등 4차산업혁명 전문인력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국내 선두 센서장비업체인 A회사는 센서기술을 주력으로 스마트팩토리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자율주행분야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같은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네이버 등 ICT기업들도 전문가를 찾고 있다.
전장사업에 사활을 건 회사들도 꽤 있다. 특히 ADAS, AVM, 커넥티드카, 텔레메틱스, 인포테인먼트, 딥러닝 전문가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 인재시장의 분위기는 어땠나?
“대기업 내부에 IT조직이 확대되고 특히 빅데이터 전문인력 채용이 급증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분야의 석박사급 인재가 많지 않다.
사람이 없다보니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의 인력을 채용할 때 바로 해당분야 인재시장을 노크하기보다 대학에서 세부전공을 이수했다거나 기업에서 진행하는 연구사업에 참여한 후보자들이 각광받는다.“
- 2018년 인재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는지.
“기업들의 채용수요와 선호하는 인재유형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4차산업혁명이 시작된지 얼마 안됐으므로 관련 전문가의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대규모 채용보다는 수시채용이 낫다.
전문가를 직접 채용하던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적합한 기술을 가진 국내외 선두업체를 인수합병하여 기술과 인재를 같이 얻는 모습도 많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 전문 헤드헌터로서 관련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한다.
“제조업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변화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은 사실이나 이제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큰 흐름에 발맞춰 제조분야 종사자들도 변화를 받아들이고 선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본업과 관련된 사업이나 신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R&D투자와 인재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는 한편 조직 내 기존 인력을 육성하는 노력도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구직자라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희망하는 산업군을 분석하여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읽고 유망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변화의 시기에는 항상 위험과 더불어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는 법이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좋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