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입장에서 독립보험대리점과 관계가 틀어질 경우 이들이 상품 판매를 거부하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특히 독립보험대리점이 최근 덩치를 빠르게 불리는 흐름과 맞물려 보험사가 대형 독립보험대리점에게 끌려 다니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와 독립보험대리점이 갈등을 빚었던 2016년 7월~10월까지 메리츠화재가 독립보험대리점 채널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3% 줄어들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전속설계사 수수료를 높여 전속설계사 판매채널을 강화하려 하는 과정 속에서 독립보험대리점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독립보험대리점 설계사들은 자신들이 올리는 판매량이 전속채널 설계사들보다 훨씬 많은데 똑같은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당시 대형 독립법인대리점 12곳의 사장단과 만나 수수료 문제를 놓고 면담하는 한편 독립법인대리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 기준을 낮추기로 하는 등 독립법인대리점업계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애썼다.
메리츠화재가 독립보험대리점에 업계서 가장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사업비율이 높아지는 점도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율이란 보험료수입에서 인건비, 수수료, 마케팅비용 등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의 경과보험료 대비 대리점수수료 비율이 3분기 3.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늘어남에 따라 가파른 사업비율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판매비 증가율이 보험료 증가율을 상회하는 현상이 계속되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화재 등 상위권 손보사들도 메리츠화재와 유사하게 독립보험대리점 채널을 강화하는 전략을 꺼내들고 있는 만큼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막강한 자체 전속채널을 두고 있어 독립보험대리점 채널 관리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10월 말 열린 3분기 경영실적발표회에서 독립보험대리점 채널의 시장점유율을 기존 11%에서 15%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독립보험대리점 설계사에 너도나도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 손해보험사의 손익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손해보험사의 독립보험대리점 채널 의존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동안 거둬들인 원수보험료 가운데 독립보험대리점에서 올린 매출 비중은 46%로 집계됐는데 지난해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