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민관이 힘을 합해 규제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전반적 실패로 규정했다.
장 위원장은 15일 서울 광화문 KT빌딩 내 일자리위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관 팀플레이를 통한 규제·제도혁신이 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민간에서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가장 원하는 것도 규제혁신”이라고 밝혔다.
민관의 협력방식으로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을 제안했다. 해커톤은 해커와 마라톤의 합성어로 정해진 기간 프로그래머들이 집중적으로 협업해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내놓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프로젝트 이벤트다.
장 위원장은 해커톤의 방식을 차용해 민관이 일정 기간 끝장토론을 통해 구체적 규제·제도혁신안을 내놓는 방안을 구상했다.
다만 프로토타입이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또다른 절차를 걸쳐야 하는 것처럼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에서 나온 결과물 역시 실제 제도 정비로 정착되려면 정부와 국회에서 후속절차를 밟아야 한다.
장 위원장은 “해커톤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참여자들의 끊임없는 피드백을 중요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커톤에서 다뤄질 규제혁신 사례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승차공유(라이드셰어링) 서비스가 꼽혔다.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들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얼마 전 운전자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승차공유 서비스를 할 수 있게한 카풀앱 ‘풀러스’를 불법이라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언제든지 승차공유를 하도록 하는 것은 출퇴근 시간에 차량을 함께 이용하도록 한 카풀의 취지를 넘어서 택시 운송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스타트업업계는 정부의 대응이 과도한 규제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신규 서비스와 기존 산업 충돌이 발생하는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민관이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도록 위원회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30일 제2차 회의를 열고 ‘혁신성장을 위한 사람 중심의 4차산업혁명 추진과제’를 담은 큰그림 1.0을 발표한다.
큰그림 1.0은 앞으로 위원회가 중점적으로 심의할 과제를 정리하고 제3차 회의부터 세부 과제별 추진전략으로 구체화된다. 위원회가 내놓는 큰그림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장 위원장은 “큰그림 1.0에 포함된 추진과제를 바탕으로 구체적 추진전략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7일부터 과학기술·산업경제·사회제도 혁신위원회를 각각 구성해 안건 심의에 착수했다. 16일에는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의를 개최한다.
장 위원장은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창조경제가 전반적으로 실패했다고 바라봤다.
그는 “창조경제 아래 스타트업 활성화 등 진전은 있었다”면서도 “전체 노력이나 예산, 투자 대비로 보면 분명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정부도 규제혁신을 고민했지만 정답을 찾으려 애써 추진속도가 떨어졌다”며 “정답보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