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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 |
동아제약은 2012년까지 46년 동안 국내 제약업계에서 부동의 매출 1위를 지켰다. 동아제약은 2012년 931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연매출 1조 원 달성' 입성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동아제약은 지난해 리베이트 파문으로 대한의사협회와 갈등을 빚어 법정다툼까지 가는 일을 겪었다.
동아제약은 그뒤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이어 강신호 회장의 4남인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동아제약의 경영권 승계작업도 마무리됐다.
강 사장은 지주회사체제를 활용해 동아제약을 다시 제약업계 매출 1위로 올려놓으려고 힘을 쏟고 있다.
◆ 지주회사체제와 3세 경영으로 변화 겪은 동아제약
강 사장은 지난해 3월 지주회사 출범식을 열고 3세경영에 들어갔다.
강 사장은 당시 “지주사와 자회사간 책임경영을 강화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신호 회장은 "지난 80여 년 영광을 뒤로 하고 글로벌 제약기업이 되기 위해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지난해 5월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을 34.8%에서 41.8%로 늘려 지배력을 강화했다.
동아제약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중심으로 동아ST와 동아제약으로 분할했다.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의약품 사업과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동아ST는 상장사를 유지했다. 반면 동아제약은 일반의약품사업과 박카스 사업을 맡으며 비상장사가 됐다.
강 사장이 동아제약을 비상장자회사로 둔 것은 동아제약을 현금창출원으로 삼아 지주회사에서 신약개발을 강화하는 구조를 짜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동아제약의 사업구조 자체를 고치려는 것이 강 사장이 지주회사를 선택한 이유”라며 “지주회사체제만 정착되면 동아쏘시오그룹은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해 5738억 원의 매출과, 3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에 2962억 원의 매출과 14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
동아ST는 상반기에 2969억 원의 매출을 냈고 동아제약도 상반기에 169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은 연간 3천억 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률 15%를 올릴 수 있는 기업"이라며 "이 경우 매년 30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 자금을 동아쏘시오홀딩스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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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본사에서 창립 81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 강정석, 해외서 박카스 몸집 키워 신약개발 확대
강 사장은 '국민 피로회복제'로 불리는 박카스를 향후 신약개발을 위한 현금창출원으로 키우려 한다.
동아제약은 올해 상반기 박카스로만 919억 원을 벌어들여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박카스는 단일품목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50년 넘게 성장세가 이어져 안정적인 수익원이 됐다.
박카스는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국가까지 19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박카스는 고급 피로회복제로 독보적 인기를 끌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캄보디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캔으로 출시된 박카스를 마시는 것이 하나의 고급문화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박카스는 지난해 단일품목으로 최대 매출인 2097억 원을 올렸다. 이 가운데 해외수출액이 305억 원으로 최대기록을 새로 썼다.
동아제약은 1990년대부터 미국과 중국 등지에 법인을 마련해 박카스의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했다. 특히 중국법인의 경우 강신호 회장과 강정석 사장이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비상근 이사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 사장은 박카스 수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지난해 2월 브라질에 제약법인을 세웠다. 박카스에 이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판매제품을 다양화하기로 한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은 향후 4년 내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4~5위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나라”라며 “동아제약이 박카스의 수출품목을 늘리고 있는 점은 업계 후발주자들에게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신약개발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올해 안에 수퍼항생제인 테디졸리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 상반기에 유럽 허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발기부전치료제인 자이데나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 국내 전문의약품 부문 위축돼 고민
그러나 동아ST는 지난해 리베이트 사건 이후 의사협회와 갈등이 끝나지 않은 탓에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일부 의사들이 동아ST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상반기까지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동아ST는 기업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공정한 영업활동을 강조하며 마케팅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동아ST는 전문의약품 위주로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한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 조제가 가능해 일반의약품보다 마진율이 두 배 이상 높다.
동아ST의 지난해 전문의약품 매출은 3837억 원으로 전년(4397억 원) 대비 12% 줄었다. 효자상품인 ‘스티렌’ ‘모티리톤’ ‘플리바스’ 등의 판매량도 감소했다.
동아ST는 3분기에도 주요 전문약품 15개 가운데 13개의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대표상품인 위염치료제 스티렌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35% 줄었다.
이렇게 주력품목의 판매가 감소하면서 3분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줄어든 1333억 원을 기록했다.
동아ST 관계자는 “영업활동에 대해 강화된 공정경쟁규약 프로그램을 적용해 마케팅 활동이 위축되면서 전문의약품부문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동아ST는 해외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5% 줄어든 237억 원을 기록했다. 캔박카스와 성장호르몬 등의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항결핵제와 원료의약품 수출이 크게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