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자산운용사 HKAM(홍콩에셋매니지먼트)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DGB금융지주도 인수의사를 나타낸 만큼 2파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HKAM은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3일 밝혔다. 앞으로 하이투자증권을 실사하고 결과를 검토해 인수계획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
1992년 홍콩에서 설립됐으며 중국계 호주인 차우 착 윙 회장이 운영하는 킨골드그룹의 금융지주회사이기도 하다. 킨골드그룹은 호주, 아시아, 유럽 등에서 금융은 물론 교육, 언론, 리조트, 부동산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중국, 유럽 등에서 현지 금융회사와 합작해 증권, 자산운용, 은행 등을 운영할 계획을 내놓았다. 2014년 대부회사 원더풀론, 2016년 칸서스자산운용 인수를 검토했다.
DGB금융은 1일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DGB금융은 8월 말에 하이투자증권 실사를 마쳤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은 비은행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 당장 수익을 끌어올리지 못하더라도 중장기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과 거래하는 회사의 기업공개(IPO),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기업금융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복합점포를 통한 자산관리(WM) 확대도 가능하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은 영업을 정상화하면 경상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5%가량을 낼 수 있는 회사”라며 “전체 영업점 29곳 가운데 16곳을 부산, 울산, 경상남도에 두고 있어 DGB금융의 경남권 교두보로 활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DGB금융이 HKAM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하이투자증권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DGB금융은 자회사에서 추가 출자를 받아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13.0%에서 130%까지 높일 경우 4천억 원 정도를 조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도 DGB금융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