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중국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이 사드보복에도 올해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이끌고 있는데 북경한미약품의 성과로 임종윤 대표의 입지도 한층 단단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 한미약품, 북경법인 사드보복 뚫어
3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중국 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은 중국의 사드보복에도 안정적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한미약품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3분기에 매출 540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26.8%, 영업이익은 27.6%가 늘어났다.
북경한미약품은 올해 1,2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안정적 실적 성장세를 보여줬다.
북경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중국진출 성공사례로 꼽힌다.
북경한미약품은 1996년 한미약품과 베이징제3의약창, 천축공항공업개발총공사가 힘을 모아 만들었다. 현재 한미약품이 지분은 73.7%를 들고 있다.
매출이 2003년 100억 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2천억 수준으로 올라섰다.
북경한미약품은 어린이 유산균 정장소화제인 ‘마미아이(한국명 메디락비타)’ 등이 판매호조를 보이며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였고 현재 신약개발도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북경한미약품의 실적성장은 중국의 사드보복 속에서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한국과 중국정부가 관계를 개선했기에 더 가파른 실적 성장세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 임성기 회장 장남 임종윤 입지 강화되나
북경한미약품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사장을 겸직하며 직접 이끌고 있다.
임 대표는 2000년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임 대표는 2004년 북경한미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같은 해 부사장, 2006년 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현재까지 한미약품의 중국사업을 이끌고 있다.
임성기 회장은 중국사업을 한미약품의 미래로 보고 있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회사의 미래를 임 대표에게 맡긴 것이다.
임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에 관심있는 국내 제약업체에 13억 명의 중국시장이 가지는 잠재력은 무한하다”며 북경한미약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경한미약품이 사드보복 속에서도 경영성과를 내면서 후계자로서 임 대표의 입지도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성기 회장은 부인 송영숙씨 사이에 2남1녀를 뒀다. 큰딸 임주현씨는 한미약품 전무, 차남 임종훈씨는 한미IT 대표를 각각 맡고 있다.
임종윤 대표는 2010년 한미약품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자 아버지인 임 회장과 공동으로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았는데 지난해 임 회장이 공동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단독대표가 됐다. 이를 놓고 한미약품이 2세경영체제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성기 회장의 자녀들은 현재 모두 한미사이언스 보유지분이 낮다”며 “본격적 경영권 승계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재 임종윤 대표가 한발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