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영업점 매각대금을 디지털채널 강화에 주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통폐합한 90개 영업점 가운데 한국씨티은행이 보유하고 있었던 건물을 모두 매각하기로 하면서 229억 원가량의 유휴자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9월29일 통폐합하기로 했던 90개 영업점 가운데 마지막 남은 의정부 영업점 폐쇄를 마무리했다.
박 행장은 비대면채널과 자산관리(WM)에 집중하는 ‘차세대 소비자 금융’ 전략을 세웠는데 이에 따라 디지털 관련 서비스에 중점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은 새 고객의 80% 이상을 디지털채널로 모으는 한편 한국씨티은행 고객의 80%를 디지털채널 적극 이용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씨티은행이 고객과 대면접점을 거의 없앤 상황 속에서 다른 시중은행들 및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모두 디지털채널 강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박 행장이 획기적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 행장이 지금까지 다양한 디지털금융기술을 선보이며 디지털뱅킹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씨티은행은 6월 말 인터넷뱅킹 거래 시 실물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가 필요없는 기업용 모바일패스를 출시했는데 새롭고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인인증서 없이 아이디나 지문만으로 모든 은행 거래가 가능한 어플리케이션도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출시해 디지털 채널에 소비자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잘 반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은 영업점을 폐쇄한 뒤 예적금 대출 고객이 크게 빠져나가고 있는데 박 행장은 비대면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 모으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특히 박 행장이 은행의 몸집은 크게 줄이면서 수익성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만큼 우량 대출고객을 모집하는 데 공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고객의 신용등급을 정교하게 파악하는 빅데이터 기술개발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박 행장은 아울러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의 마련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은 대규모 영업점 폐쇄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지만 실제로 근처 영업점이 사라져 은행 업무를 보러 먼 길을 가는 고객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권 역시 최근 한국씨티은행의 과도한 점포 통폐합이 금융공공성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거센 질책을 쏟아낸 만큼 박 행장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17일 국정감사에서 “당국이 직접 폐쇄를 막는 등 구체적인 경영 개입은 어렵지만 은행이 공공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점검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씨티은행의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가 그나마 소비자와 접점을 유지하고 있는 채널인데 현재는 유선을 통한 단순 고객상담 정도의 서비스만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