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7-10-19 15: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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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신약 항암제 개발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며 신약 개발의 신뢰도를 높였다.
한미약품은 2015년 기술수출했던 신약 계약의 일부가 지난해 철회되면서 신약 개발 신뢰도가 크게 훼손됐는데 기술수출했던 신약의 임상결과가 내년에 다수 나올 예정이라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고 있다.
◆ 한미약품, 항암신약 진전에 주가급등
19일 한미약품 주가는 전날보다 3만5천 원(7.29%) 오른 51만5천 원에 장을 마쳤다.
▲ 우종수(왼쪽), 권세창 한미약품 공동대표.
비소세포성폐암 항암제 개발에서 의미있는 임상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에 주가가 힘을 받았다.
미국의 MD앤더슨암센터 존 헤이마크 교수는 최근 세계폐암학회에서 “한미약품의 신약 포지오티닙이 비(非)소세포 폐암 가운데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환자에 대해 기존 치료제보다 획기적인 약효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폐암은 암세포 조직의 크기에 따라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뉜다. 비소세포암은 전체 폐암의 70~80%를 차지하며 지난해 기준 비소세포성폐암 치료제시장 규모는 73억 달러에 이른다.
비소세포폐암은 세포의 생존과 분열에 관련한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정상세포에 비해 과도한 활성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게 관찰된다.
엑손은 유전자의 염기배열 중 단백질 합성의 정보를 지닌 부분인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대부분 19번째나 21번째 엑손 유전자가 변이되는 경우가 많다. 20번째 엑손 유전자(엑손20)가 변이되는 것은 10%가량인데 기존 치료제는 20번째 유전자 치료에는 큰 효능이 없었다. 이 때문에 엑손20 유전자가 변이된 환자는 대부분 두 달 안에 사망했다.
MD앤더슨 암센터가 엑손20 유전자 변이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한미약품의 포지오티닙을 통해 종양 크기가 줄어든 환자는 73%나 됐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이번 포지오티닙의 임상 결과를 통해 난치성 폐암치료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획기적 전기가 마련됐다”며 “이 결과를 토대로 빠른 상용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한미약품, 신약 개발의 위상 회복할까
한미약품의 이번 성과는 신약 개발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한미약품은 2015년 최대 8조 원에 육박하는 6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신약개발의 성과를 과시했지만 지난해 글로벌 제약회사인 사노피와 맺은 기술수출 일부가 취소 또는 변경되면서 신뢰도가 흔들렸다.
한미약품은 기술수출한 신약들의 임상이 내년에 다수 예정되어 있다. 한미약품이 신약 개발에서 본격적 검증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올해 말부터 사노피에 기술을 이전한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3상이 시작된다.
내년 1분기에는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한 당뇨비만 신약 ‘HM12525’도 임상1상 결과가 나온다.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임상1상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폐암치료제 신약인 ‘올무티닙’은 임상3상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