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한국전력 본사부지를 인수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후폭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우선주의 최대주주인 스카겐펀드가 이례적으로 현대차의 기업경영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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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노르웨이의 뮤추얼펀드인 스카겐펀드가 현대차의 기업경영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고 3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보도했다.
스카겐펀드는 현대차 우선주 최대주주로 꼽힌다. 570만 주 이상의 현대차 우선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카겐펀드가 보유한 현대차 우선주 가치는 지난주 종가 기준으로 약 6억6800만 달러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9월13일 한전부지를 낙찰받은 뒤 현대차의 두 우선주(현대차2우B와 현대차3우B)는 21% 이상 떨어졌고 외국인투자자들이 매도한 현대차 보통주도 약 3억7천만 달러에 이른다고 오토모티브뉴스는 보도했다.
우선주는 보통주에 주어지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에서 우선권이 있는 주식이다. 이 때문에 우선주를 보유한 스카겐펀드가 현대차의 기업경영구조 개선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또 현대차의 배당정책이 주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스카겐펀드 관계자는 "한전부지 인수 거래는 현대차 경영자들에게 골칫거리(embarrassment)”라며 “우리는 그 거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전했고 현대차가 기업경영 구조를 개선하고 주주의 돈을 더욱 나은 곳에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오토모티브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현대차의 한전부지 인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한국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고 스카겐펀드 관계자는 덧붙였다.
현대차는 한전부지 인수 이후 현대차 주가가 크게 떨어지자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중간배당 등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배당카드를 꺼내 들자 현대차 주가는 다소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엔화약세 여파로 다시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스카겐펀드 관계자는 “현대차의 배당확대는 적은 규모지만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그러나 아직까지 계획 수준에 불과에 현대차가 실제로 배당에 나서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