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시가총액 2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게 내줬다.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오른 뒤 3년7개월 만에 3위로 떨어졌다.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인수 이후 현대차 주가가 급락했는데, 실적부진과 엔화 약세까지 겹지면서 시가총액이 3위로 떨어지는 굴욕을 경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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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차의 경우 해외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많아 엔화 약세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대차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 대비해 3.12%(5천 원) 하락한 15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5만3천 원까지 하락했다. 현대차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34조1429억 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시가총액 3위에 오른 뒤 이날 34조5437억 원을 기록해 현대차를 제치고 마침내 2위에 올라섰다.
현대차는 2011년 3월 포스코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지만 3년7개월 만에 2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전력의 시가총액은 30조3970억 원으로 현대차와 4조 원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한전에 대한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현대차는 3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9월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이후 급속한 하락세가 이어졌다. 3분기 영업이익마저 15분기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하면서 하락세에 기름을 끼얹었다.
현대차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확대 소송이 오는 7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이날 현대기아차가 연비과장으로 미국에서 1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 주가에 가장 큰 악재는 엔화 약세로 꼽힌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발표 이후 한국기업의 수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지난 3일에만 각각 5% 이상 하락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약세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며 "경쟁환경 악화로 주가회복을 위해 신차효과 확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고급세단 아슬란을 비롯해 쏘나타 하이브리드, 아반떼 등 신차를 출시해 실적부진을 만회하려고 한다. 또 이미 배당을 확대한다는 대책도 내놓았다.
다만 현대차의 해외 현지생산 비율이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엔화약세가 주가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생산능력 확장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떨어지고 있다"며 "엔화약세가 현대차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