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커넥티드카 결제(커머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국내 처음으로 커넥티드카 결제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한 마지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결제는 차량에 디지털아이디를 부여해 차량을 결제수단으로 만드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유료 주차장에 주차를 할 경우 센서를 통해 들어오고 나간 시간을 자동으로 계산해 신한카드로 주차비 결제 및 포인트적립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신한카드는 LG유플러스와 오윈, GS칼텍스 등과 손잡고 내년 상반기에 출시되는 푸조 차량에 커넥티드카 결제시스템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결제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부족한 점을 조언해줄 시험운전자 500명을 모집해 9월 말까지 서울 강남과 서초, 경기도 분당 등의 가맹점에서 서비스를 점검하고 있다.
상용화되는 시기에 맞춰 유통과 O2O(온오프라인연계)업체 등으로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과 통신, IT 등의 노하우가 합쳐진 커넥티드카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도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인 BI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9200만 대) 가운데 75%(6900만 대)가 커텍티드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커넥티드카 결제시장을 놓고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한 상황이다.
임 사장이 신한카드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발 빠르게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입지를 바탕으로 다른 카드회사보다 공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사장이 기존에 마케팅 및 고객정보 관리수준에 머물던 빅데이터를 신한카드의 새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임 사장은 7월 ‘2017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신한카드의 가장 중요한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며 “기존 카드업에 갇힌 방식과 사업구조로 뒤처지는 ‘카라파고스(카드+갈라파고스)’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페이’가 간편결제시장을 주도하면서 카드사들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페이 플래폼에 모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교훈으로 삼아 커넥티드카라는 새 플랫폼에서는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신한카드가 커넥티드카 결제시장을 선점하더라도 후발주자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등은 커넥티드카 결제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라는 막강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커넥티드카 결제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사장은 제조업 계열 카드사를 상대로 한발 앞서 움직인 데 이어 선점 우위를 지키기 위한 전략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