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 최초로 공급하는 올레드패널의 가격을 예상보다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물량확보도 쉽지 않아 애플이 갈수록 불안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애플이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받을 곳을 다변화는 일이 더욱 다급해지며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는 LG디스플레이와 협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팀 쿡 애플 CEO(왼쪽)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블룸버그가 7일 “애플이 내년부터 아이폰에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를 받으며 2019년부터는 탑재비중을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두고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LG디스플레이에 지불하는 금액과 세부사항을 놓고 협상을 마무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도 최대한 빠른 공급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를 독점적으로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그동안 유력했다.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기술과 생산능력이 모두 크게 뒤처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사업 확대에 강력한 의지를 밝힌 데다 애플이 중소형 올래드 거래업체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양측의 협상이 진전되는 데 촉매제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올레드패널 거래처를 다변화하지 않으면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며 “아이폰 원가상승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인사이더는 대만 KGI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협상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잡아 올레드패널을 대당 120~130달러의 고가에 공급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아이폰용 LCD패널보다 3배 정도 비싸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고객사의 주문이 늘어 플렉서블 올레드의 공급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망을 주도하며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 LG전자 'V30'에 적용된 LG디스플레이의 고화질 올레드패널. |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올레드를 전량 의존해 가격이 올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부품회사 다변화가 유일한 해결책인 만큼 LG디스플레이와 협력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이 올레드를 안정적으로 받기 위해 LG디스플레이에 2조 원 이상의 생산투자를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고 파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압박이 커질수록 애플은 부품회사 다변화를 위해 LG디스플레이에 투자와 지원을 더 확대할 공산도 크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에 계속 올레드패널을 탑재하는 데 확실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올레드를 원활하게 받기 위해 LG디스플레이에 기대를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최대 난제로 꼽히던 기술문제도 충분히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의 신제품 ‘V30’에 삼성디스플레이와 맞먹는 고사양 올레드패널을 공급하며 역량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V30의 디스플레이에서 품질문제가 나타나지 않으면 제조사들은 본격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의존에서 벗어나려 할 것”이라며 “중소형 올레드산업의 구도에 대규모 변화가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