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7-09-06 13:46:10
확대축소
공유하기
SK텔레콤과 KT가 비통신사업의 경쟁력을 앞세워 통신비 인하의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6일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으로 이통3사의 장기적인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SK텔레콤과 KT는 무선통신 이외의 사업에서 실적개선을 이뤄 통신비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황창규 KT 회장.
이통3사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에 따라 15일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를 상향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정 연구원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이통3사의 매출이 2018년에는 2069억 원, 2019년에는 4117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또 10월 지원금상한제가 일몰되고 11월 사회취약계층 통신비 감면 등 추가적인 규제가 시행되면 이통3사의 타격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연구원은 사회취약계층 329만 명의 요금을 감면할 경우 최대 4343억의 원 통신비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KT는 무선사업부 비중이 낮아 타격을 덜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KT는 2분기 매출 5조8425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무선사업 매출은 1조6438억 원으로 28.1%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는 무선사업 비중이 50%에 이르고 SK텔레콤은 별도기준으로 매출에서 무선통신이 90%를 차지한다.
유선사업부가 호조를 보이 점도 KT에게 긍정적이다.
2분기 KT의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3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인터넷사업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봤던 인터넷TV(IPTV)사업부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자기조에 들어갔다.
정 연구원은 “KT는 전통적인 유무선사업 외에 부동산, 스마트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정부의 통신비인하 압박 속에서 KT의 비통신사업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의 실적개선이 통신비 인하에 따른 타격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은 광고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커머스에 집중하기로 하는 등 고강도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SK플래닛은 시장 예상보다 빠른 2018년 말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브로드밴드는 5월 말 협력업체 직원 5200명을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힌 뒤 정규직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은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사업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 연구원은 “SK텔레콤 별도 실적에서 무선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로 정부의 통신비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불가피하다”며 “다만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등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개선이 예상돼 규제보다 자회사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