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분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 지주 회장이 결정되면 국민은행장 선임절차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다음 회장을 확정한 뒤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지주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의 경영승계를 챙기는 이사회의 상설 내부기구다. 지주 회장과 비상임이사 1명 외에 사외이사 3명 등 5명으로 구성됐다.
KB금융 관계자는 “지주 회장은 계열사 대표이사와 관련된 사항을 결정할 때 상시지배구조위원장을 맡는다”며 “이 때문에 다음 회장이 결정돼야 은행장 분리 여부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8월 말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시기가 되면 할 것”이라며 “다음 회장을 선임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뒤 지금까지 국민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다. 전임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경영권 내분을 겪었던 KB사태를 감안해 갈등의 뿌리를 없애려고 한 것이다.
윤 회장이 2년 가까이 KB금융을 이끌면서 강한 지배력을 확보한 점을 감안하면 은행장을 따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BNK금융이 7월에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기도 했다. JB금융도 최근 조직체계 정비를 이유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을 해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 회장이 은행장까지 맡으면 권력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내부통제력을 키우려면 은행장을 분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금융당국에서도 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하는 구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내부인사 중심으로 국민은행장 후보의 하마평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에서는 이홍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허인 영업그룹 부행장, 박정림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이 거명된다. 특히 이 부행장은 KB금융 비상임이사라 유력후보로 꼽힌다.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