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임원쇄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다가오는 정기인사에서 대규모 임원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취임한 직후 임원급여 반납, 임원 축소 등 다각도로 포스코의 임원쇄신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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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27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의 조사결과를 보면 포스코가 올해 상반기 등기이사(퇴직자 포함)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이 29억9500만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4% 늘었다.
그러나 현직 등기이사에게 지급한 급여는 1인당 평균 1억51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7.2%나 급감했다. 지난해 현직 등기이사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급여는 3억5300만 원이었다.
포스코 등기이사는 모두 5명이다.
정준양 전 회장, 박기홍 전 사장, 김준식 전 사장, 김응규 전 부사장 등 네 명이 지난 3월 포스코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권오준 회장, 김진일 사장, 윤동준 부사장, 이영훈 부사장 등 네 명이 새로 선임됐고 장인환 부사장이 유일하게 연임했다.
포스코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급여가 크게 줄어든 것은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뒤 자발적으로 연봉을 삭감하면서 다른 임원들도 급여 반납운동에 동참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권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직후 기본급을 30% 반납하겠다고 밝히자 포스코 임원 전원이 자발적으로 급여반납에 동참했다. 임원들의 급여 반납 규모는 개인별로 10~25% 수준이었다.
포스코 임원들이 급여를 반납한 것은 2009년 리먼사태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정준양 전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그룹 임원들은 급여의 10%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반납했다.
권 회장은 급여 반납뿐 아니라 어려운 경영여건을 극복하려면 경영진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포스코그룹 임원 수를 22% 가량 줄였다. 이와 함께 임원 비서도 줄이고 임원 사무공간도 축소하는 등 임원 쇄신을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
권 회장의 포스코 임원 쇄신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12월 말쯤 올해 정기임원 인사를 2~3개월 가량 앞당겨 시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정기임원 인사는 보통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쯤 진행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은 포스코 구조조정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다가오는 정기임원 인사에서 대규모 물갈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 임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경영직 임원을 줄이는 대신 연구, 기술, 마케팅, 원료, 재무, 홍보 등 특정분야에 특화된 업무를 추진하게 하는 전문임원제를 도입했다.
또 9월에 우수 기술인력에게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포스코 명장제를 도입했다.
권 회장의 임원 쇄신이 포스코의 분기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에 힘을 실어줄 지도 주목된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 단독 기준으로 매출 7조2900억 원, 영업이익 6350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3.4%나 늘었다.
그러나 포스코가 2~3년 전만해도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권 회장의 포스코 구조조정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