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사회책임투자펀드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펀드수익률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자산운용은 31일 ‘아리랑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기업 상장지수펀드’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상품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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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자산운용은 31일 ‘아리랑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기업 상장지수펀드’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미래에셋·삼성자산운용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시스> |
사회책임투자펀드란 기업의 재무적 측면 뿐 아니라 비재무적 측면인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의 ESG지수까지 고려해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놓고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사회책임투자펀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사회책임투자펀드는 2003년 국내서 처음으로 출시됐다가 2014년에 사라졌는데 3년 만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당시 펀드 포트폴리오 구성이 결국 시가총액 비중을 따라가게 됨에 따라 펀드의 차별성이 없어지면서 사장됐다.
선진국들은 상대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이 많은 만큼 해외에서는 사회책임펀드 비중이 높다. 유럽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사회책임투자펀드 비중이 전체 운용자산의 52%에 이른다.
다만 펀드는 궁극적으로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만큼 투자자가 사회책임투자펀드에서 원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지를 놓고 의구심이 제기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과연 유의미한 수익성을 올릴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회책임투자는 공공성이 강조되긴 하지만 기부나 자선이 아닌 만큼 철저하게 수익성을 기본으로 한 투자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산운용사들이 사장된 펀드를 다시 비숫한 시점에 줄지어 출시하는 것을 두고 사회책임투자펀드가 결국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명목상 내놓는 펀드일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기금자산을 운용할 때 투자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ESG지수 자체가 2012년부터 집계되기 시작했고 기업들이 지수 평가를 위한 자료 제공을 꺼려하기도 하는 만큼 아직 ESG지수가 높은 기업의 장기적 성과가 집계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은 상품구성이 어떤 기업들로 이루어졌는지 면밀히 조사한 뒤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ESG지수가 높은 기업들은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리스크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투자에 적합하다”며 “기업의 수익률과 사회적 책임경영의 상관관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