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이 해외기업 상장(IPO)에서 실적부진의 탈출구를 찾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증권은 8월 말 기준으로 7건의 해외기업 상장을 주관하는 데 참여했다. 지난해에 한 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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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원종 동부증권 대표. |
고 사장이 기업공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조직을 확대하는 등 사업을 강화한 결과로 보인다.
기업공개업무는 고객사 사업의 전반적인 상황과 영업환경, 경쟁업체 및 앞으로의 전망 등을 놓고 다각도로 분석해야 하는 작업인 만큼 전문가 영입이 필수적이다.
고 사장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출신의 기업공개 전문가를 영입한데 이어 올해 5월 신한금융투자 해외 기업상장팀에 소속돼 있던 4명의 전문가를 한꺼번에 영입했다.
고 사장은 기업상장팀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을 전담하는 두 곳으로 분리하고 해외기업 상장주관팀을 신한금융투자 출신의 새 인력들에게 맡겼다.
동부증권의 기업공개 전담건수는 올해 4월까지는 1건에 불과했는데 4개월 만에 6건이 늘어났다.
새로 영입한 전문가들이 해외기업 상장에 두각을 나타냈는데 추가된 6건 가운데 5건이 중국, 홍콩, 케이맨제도 등의 기업들의 상장이다.
바이오기업인 뉴웨이·보난자, 기계장비 제조기업인 췐용, 의료용품 제조기업 캉푸, 반도체 제조기업 푸첸 등 업종도 다양하다.
고 사장은 국내기업의 상장이 대형증권사에게 쏠려있는 점을 놓고 고심했지만 새 성장동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해외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국내 주관 증권사의 인지도에 관대한 편이기 때문에 고 사장은 해외기업 상장을 중심으로 경험을 쌓아 영역을 점차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 사장은 기업공개로 인연을 맺은 기업들을 꾸준히 관리해 경영자문 컨설팅을 하거나 나중에 인수합병을 주관하는 식으로 투자금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2015년에는 순손실 41억7900만 원, 2016년에는 순이익 2억9300만 원을 내는 등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며 불안정한 실적을 냈다. 올해 상반기도 순손실 37억3100만 원을 봤다.
동부그룹의 다른 금융계열사들이 견조한 실적을 내면서 동부그룹 전체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 사장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