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이 베트남의 현지화 성공경험을 인도시장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
위 행장은 28일 첫 인도 출장길에 올랐다.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주일 정도 머무르면서 현지 지점을 살피고 고객들도 직접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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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은행장. |
이날 저녁에 열리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국내 은행장들의 첫 공식회동에도 인도 출장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일부 은행장이 일정을 조정해 나오기로 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위 행장의 인도 출장이 오래 전부터 예정돼 있었다”며 “금융위원회에 양해를 미리 구하고 빠지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인도에 1996년 진출했고 2012년 인도본부를 만들어 지점 6곳을 두고 있다. 현지법인은 없지만 법인을 세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수익전망이 밝은 곳으로 꼽힌다.
인도는 인구 13억 명을 기반으로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 7%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5%만 은행계좌를 보유해 은행시장의 잠재성장성도 풍부하다.
위 행장은 3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신한은행이 베트남과 일본에서 기대 이상으로 성장해 좋은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런 지역을 더 만들겠다”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현지화에 성공해 수익을 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 고객의 90%를 베트남 사람·기업으로 확보해 현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인도에서도 현지영업의 비중이 높다.
신한은행 인도본부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대출잔액의 70%를 현지의 개인이나 기업이 차지한다. 뭄바이지점은 현지대출 비중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한국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랑가레디와 아메다바드에 지점 2곳을 개점했다. 현지화를 위해 쓰리크리슈나 나라얀 랑가레디지점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위 행장은 신한은행의 해외수익 비중을 높이기 위해 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는데 인도에서도 인수대상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 도입한 모바일뱅킹플랫폼 ‘써니뱅크’를 인도시장에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써니뱅크와 신용카드·대출을 연계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도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금융시장의 성장성이 높고 중국 못지 않게 시장규모도 큰 편”이라며 “인도 금융당국이 외국계 은행의 영업을 허가하는 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은 진출 시기가 비교적 일렀던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위 행장이 인도본부의 현지법인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취임 이후 신한은행에서 진출한 국가 4곳을 지금까지 찾았는데 해외법인을 세우지 않은 곳은 인도뿐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인도본부를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