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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인 SPC그룹 회장 |
한때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삼립식품이 3년 만에 백조로 거듭났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삼립식품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낸 것이다.
허 회장은 삼립식품을 발판으로 제과제빵업에 치우친 사업분야를 다각화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려고 한다.
◆허영인 오너 일가, 3년 만에 4천억 평가차익
삼립식품 주가는 24일 장중 한때 19만원 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동안 꾸준히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전날 대비 2.8% 하락한 17만3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립식품 주가는 올해 들어 3배 가량 올랐다. 시가총액도 1조5천억 원에 육박한다. 삼립식품은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다.
허영인 회장과 두 아들이 보유한 삼립식품 지분가치도 23일 종가 기준으로 4623억 원에 이른다. 허 회장은 삼립식품 지분 9.27%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들인 허진수 SPC그룹 전략기획부문장과 허희수씨가 11.47%와 11.44%를 소유하고 있다.
삼립식품은 2011년까지만 해도 주가가 1만 원대 안팎에 머물러 있었다. 이에 따라 허 회장 오너 일가의 지분평가액도 크게 늘어 불과 3년 만에 주가상승으로만 4천억 원이 넘는 평가차익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삼립식품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데 대해 허 회장이 삼립식품을 그룹의 핵심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허 회장은 지난해 삼립식품을 “2020년까지 해외 5개 국에 진출해 매출 4조 원 규모의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주력사업인 파리바게뜨가 신규출점제한에 묶여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삼립식품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삼립식품은 기존의 빵류뿐 아니라 식품제조와 유통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삼림식품은 지난달 ‘하이면’ 우동 3종을 다시 출시해 면류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했다. 하이면은 1970년대 국내 처음 튀기지 않은 숙면으로 출시돼 40년 역사를 자랑한다.
계란 유통 및 가공업체 자회사인 에그팜과 육가공 자회사 알프스식품 등도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빵아이스크림 ‘아시나요’도 리뉴얼 출시가 예정돼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가 출점규제로 성장이 정체된 상태여서 최고경영진이 삼립식품을 그룹의 주력으로 키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립식품은 지난해 영업이익 359억 원, 당기순이익 221억 원을 냈다. 삼립식품의 최근 주가급등은 실적 이상의 성장 잠재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삼립식품, SPC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
삼립식품은 허 회장의 부친인 허창성 회장이 1945년 세운 제과공장 상미당에서 출발했다. 1972년 당시로서 보기 드물게 고급빵을 만드는 '샤니'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허창성 회장은 장남인 허영선 회장에게 삼립식품을, 차남인 허영인 회장에게 샤니의 경영을 맡겨 각각 분가시켰다.
허영인 회장은 샤니에서 출발해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등을 키워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삼립식품은 삼립크림빵, 삼립호빵 등 히트상품을 냈으나 국내 제빵시장의 흐름에 뒤처진 데다 1990년대 콘도개발사업 등 사업다각화에서 실패하며 1997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허영인 회장은 삼립식품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체질을 바꿨다. 지난해 경쟁사인 CJ제일제당 윤석춘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하는 용병술을 보이기도 했다.
삼립식품은 지난 7월 식품유통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삼립GFS를 별도로 설립했다. 삼립식품은 빵 면 스낵 계란 육가공 등의 제품 위주로 집중하고 삼립GFS는 식자재 유통에 전력하기로 한 것이다.
삼립식품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5223천억 원의 매출에 17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17%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