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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비앤비 헬 홈페이지. |
공유경제시장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유모델를 놓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사법적 판단이 아닌 입법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유경제기업을 규제하기보다 먼저 사업을 허용한 뒤에 규제에 나서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 소비자 보호제도 부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유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소비자 보호장치가 부실하다는 점이 지적받는다.
최근 일본 후쿠오카를 방문한 30대 한국여성이 집주인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안전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동양인이라서 숙박을 취소당했다는 인종차별 사건도 비슷한 시기 발생했다.
‘에어비앤비 헬(airbnb hell)’이란 사이트도 등장한 지 오래다.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하고 이용했던 사람들의 다양한 후기 글이 공유되는 곳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에어비앤비 관련 좋지 않은 후기들이 올라와 있다.
카셰어링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안전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카쉐어링 확산의 문제점과 제도개선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카쉐어링 이용자에 대한 본인 확인절차가 허술한 탓에 무면허 운전자가 차를 빌려 운전하거나 사고를 낸 후 뺑소니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 연구원은 “이용자의 사고 위험도를 반영해 보험료를 차등화하거나 사고 위험도가 높은 운전자의 이용을 거절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카쉐어링업체가 이용자의 위험도를 보험료 계산에 반영하려면 과거 운전기록과 사고기록을 알아야 하기에 관련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유경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공유지의 비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소유권 개념 없이 자원을 공유할 경우 사회적 비효율이 초래된다는 의미의 경제학 용어다.
주인이 없는 목초지에 목동들이 많은 소를 풀어놓게 되고 이 땅은 곧 오염되고 황폐해진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내 차가 아니고 내 몫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쓰게 된다는 의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카셰어링 관련 상담 건수는 2014년 54건에서 2015년 64건으로 늘더니 지난해 119건으로 전년 대비 85.9% 급증했다.
◆ 기존 경제시스템과 충돌
공유경제산업이 커질수록 기존 산업계의 반발도 불가피하다.
이미 기존 기업들과 공유경제기업의 충돌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우버와 택시업체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에어비앤비 역시 숙박업소가 갖춰야 하는 현행법 규정을 피해 가면서 숙밥업계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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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운영하는 자전거 공유서비스 '따릉이'. |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공유경제의 안정 성장을 위한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공유경제 플랫폼을 이용한 사람 대부분이 기존 서비스 거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을 대치하면서 산업의 생태계를 바꿀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 이용자 가운데 ‘기존 거래를 줄였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88.8%에 이르렀다. 그중에서도 호텔(33.6%)과 민박·펜션·게스트하우스(31.6%) 거래를 줄였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차량공유 사용자 중에서 ‘기존 거래를 줄였다’고 답한 응답자도 88%였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29.8%), 택시(23.2%), 자차(23.0%)순이었다.
경제학자 10명 중 9명은 기존 공급자와 규제형평이 이뤄질 경우 공유경제 확산이 사회 전체로는 이득이라고 내다본다.
주요 경제학자 200명에게 ‘기존 공급자와 규제형평이 이뤄질 경우 공유경제 확산이 사회 전체적으로 이득이 될 것인가’라고 물었더니 93.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55.0%가 ‘약간 동의’, 38.5%가 ‘매우 동의’였다.
김민정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거래한도를 정해 한도 이상으로 거래하면 전문적·상시적 사업자로 간주해 전통적인 공급자 규제를, 한도 이하로 거래하면 비전문적·일시적 사업자로 간주해 완화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