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졸업이 2년 연장됐다.
금호산업은 이미 워크아웃 졸업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이 워크아웃 졸업 전 보유지분을 매각하기로 해 연내매각에 부담을 생기자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
|
|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일부 전문가들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되찾을 시간을 벌어주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호산업 채권단은 23일 채권금융회의를 열어 금호산업의 워크아웃 졸업시기를 2년 뒤인 오는 2016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57.6%가 모두 매각되면 언제든지 워크아웃을 끝내기로 했다.
금호산업은 애초 올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으로 예상됐다.
채권단은 이날 금호산업 실사결과 설명회에서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독자생존이 가능해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보고서를 받았다.
금호산업은 워크아웃 졸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소송에서 승소했다. 또 지난해부터 순이익을 내고 있으며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매각을 이유로 워크아웃 졸업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채권단은 지난달 워크아웃 졸업 전 보유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이 26곳이나 되기 때문에 워크아웃 졸업 후 지분을 매각하면 소액주주에 대한 공개매수 의무가 발생해 인수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결정이 결과적으로 박삼구 회장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 회장은 채권단 지분을 우선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 놓고 있는데 박 회장이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자금을 마련할 시간을 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박 회장은 2천~3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는 인수자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에 대해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매각가가 결정되면 이 매각가로 우선적으로 지분을 살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 놓고 있다.
채권단은 이날 논의된 방안을 29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안건에 부치기로 했다. 안건 결의 시한은 내달 10일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