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자동차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전 세계 MLCC시장구조가 삼성전기에 유리한 데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부품회사 ‘하만'과 시너지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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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자동차용 MLCC 생산비중을 늘리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일반 MLCC 생산비중을 대폭 축소하는 데다 IT용 MLCC 증설 투자계획도 잡지 않고 있다”며 “2019년부터 전체 MLCC 생산능력 가운데 30%를 자동차용으로 할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2018년부터 중국 텐진 빈하이공장에 새로운 자동차용 MLCC 생산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도 세워뒀다.
전 세계 자동차용 MLCC시장은 소수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기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적인 전장부품업체들이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업체를 다양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무라타 등 일본업체 3곳이 자동차용 MLCC시장에서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다”며 “보쉬, 콘티넨탈 등 글로벌 전장부품업체들은 MLCC 공급업체를 다변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용 MLCC시장은 일본 무라타, TDK, 다이요우덴 등 3곳 업체가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일반 MLCC생산을 중단하고 자동차용 MLCC사업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기가 ‘하만 효과’로 단번에 고객사를 확보하게 된다면 자동차용 MLCC사업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3월 인수를 완료한 세계 최대 차량용 전장업체 하만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기가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만은 벤츠, BMW,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을 주요고객사로 두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전장사업에서 MLCC 공급업체로 선정돼 전 세계 상위 5개 완성차업체에 신규로 MLCC를 공급하게 되면 MLCC사업에서 고객기반을 다변화하는 데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용 MLCC는 판매가격이 높은 데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자동차용 MLCC사업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용 MLCC의 경우 정전기를 막아주는 고용량 MLCC가 탑재된다”며 “일반 MLCC보다 5배가량 높은 고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 세계 전기차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자동차용 MLCC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자동차용 MLCC 탑재량이 6배가량 많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관련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모델을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