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만남이 2년 만에 성사되면서 두 사람의 경영권 다툼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의 완전한 화해는 어려운 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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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왼쪽)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3일 재계에서 신 전 부회장의 다음 행보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다툼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지분을 매각하고 새로운 사업을 벌일 가능성이 떠오른다.
신 전 부회장은 2월 롯데쇼핑 지분 6.88%를 처분한 뒤 “차입금 상환과 한국에서 신규사업 투자 등 용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신 전 부회장이 인수합병에서 제대로 된 기업을 사들여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신 전 부회장은 한때 국내에서 인수합병시장 매물과 상업용 부동산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다툼이 길어질 것에 대비해 국내에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지금과 같이 경영권 분쟁을 계속 이어갈 수도 있다. 지금 이 상태로 신 회장과 화해해 봤자 신 전 부회장이 얻을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로 복귀하길 원하고 있지만 일본 롯데를 장악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에게 이번 경영권 다툼은 일본 롯데홀딩스를 다시 가져오느냐 마느냐가 걸려있는 만큼 양보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만난 사실은 롯데그룹 측이 언론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아직 이번 만남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이번 만남을 놓고 양측의 합의없이 롯데그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 지분을 통해 대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면서 신 회장의 행보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높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지분 7.95%, 롯데제과 지분 3.95%, 롯데칠성음료 지분 2.83%, 롯데푸드 지분 1.96%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새롭게 출범하는 롯데지주 지분도 신동빈 회장에 이어 많이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