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시험에서 더욱 까다로워진 역사 문제를 출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시험에서 역사관을 평가할 수 있는 역사 에세이 문제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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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이는 글로벌 인재의 핵심역량을 역사관으로 꼽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념이 적극 반영된 것이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9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전주 등에서 치러진 현대차그룹 15개 계열사 공채 인적성검사(HMAT)에 서류전형 합격자 2만 명이 응시했다. 현대차그룹 15개 계열사 서류전형에 15만 명 가량이 지원했다.
현대차그룹 인적성검사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사 에세이가 출제됐는데 난이도와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로마와 몽골제국의 성장과정과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전략에 대한 시사점에 대해 논하라”와 “신사임당처럼 생전에 과소평가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두 문항이 출제됐다. 시험 응시자는 이 두 가지 문항에 대해 각각 700자씩 서술해야 했다.
올해 상반기와 지난해 하반기에도 예상치 못한 역사 에세이 문제가 출제됐지만 일부 문항을 골라 답변하게 하거나 한국사에 한정해 문제가 출제됐다.
올해 상반기 출제된 세 문제는 수험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순신 정약용 세종대왕 등 역사 속 인물의 발명품중 공학도의 자질과 연관있는 발명품을 고르고 그 이유를 서술하라”, “세종 때 과거시험에서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들이고 내치는 방법에 대한 문제가 출제됐다. 본인이라면 조직의 리더로서 어떻게 하겠는가”, “석굴암 불국사 남한산성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 문화유산 중 두 개를 골라 설명하라” 응시자는 이 가운데 두 문제를 선택해 각각 700자의 답변을 작성해야 했다.
지난 하반기에 “고려, 조선시대 인물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사람과 그의 업적을 설명하고 이유를 써라”와 “세계의 역사적 사건 중 가장 아쉬웠던 결정과 자신이라면 어떻게 바꿀지 기술하라” 가운데 한 문항을 선택해 서술하는 식이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투철한 역사관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정몽구 회장의 생각”이라며 “역사 에세이 문제 출제에서도 정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뿐 아니라 현직 직원들에게도 투철한 역사관을 주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9월부터 진행중인 직원 대상 역사특강 ‘역사 콘서트’도 정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15곳은 인적성시험에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1, 2차 면접을 치른 뒤 내년 초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채용인원은 모두 2460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