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대리행사 폐지의 부작용을 줄이려면 주주총회에서 출석주식 수만으로 결의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윤상직,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와 공동으로 '섀도보팅제도(의결권 대리행사) 폐지에 따른 주주총회 정상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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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직(왼쪽),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 |
섀도보팅제는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 의결권을 예탁결제원이 찬반 비율에 맞춰 중립적으로 행사해 합법적으로 주총 결의를 돕는 제도다. 주주총회 성립이 어려운 기업을 위해 1991년 도입됐지만 주주총회의 활성화를 막는 문제점이 있어 12월31일 폐지된다.
윤 의원은 “섀도보팅제는 소액주주의 권한강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이들이 의결궝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의결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개최되지 못할 수 있다”며 “제도의 폐지에 앞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재범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섀도보팅제 폐지에 대비한 주주총회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행 주총 결의 요건을 감안하면 섀도보팅제도 폐지 시 상장회사의 38.4%는 안건 처리가 불확실하다”며 “특히 당장 내년부터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해야 하는 상장사의 23.3%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행 상법은 이사나 감사·감사위원 선임 시 필요한 보통결의를 하는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하고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과반수가 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현행 의결정족수는 개별회사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규제”라며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요건을 삭제하고 출석 주식수의 과반수만으로 결의할 수 있도록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수단을 다양화하는 방안으로 △전자투표제도 및 전자위임장제도 활용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 의무화 △서면투표 활용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섀도보팅제 폐지 대안으로 정족수 완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족수 완화보다는 주주의 의결권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일 될 것”이라며 “위임장권유제도, 주총의안 관련 정보공개 강화, 전자투표제도 등을 잘 정비하고 중소·중견기업도 큰 비용부담 없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영환경과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튜어드십코드 참여가 확대되면 주주 중심의 의결권 권유가 증가하고 주주총회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다만 현행 스튜어드십코드는 법적 근거의 미비, 의결권 자문기관의 이해상충 문제 등이 있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