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에서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정보통신의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롯데그룹의 긴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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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로지스틱스는 전체매출의 대부분을 계열사 코리아세븐으로부터 거두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계열사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총수일가가 지분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고 일본계 회사인 L제2투자회사가 최대주주로 있어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는 올라있지 않다.
그러나 사실상 총수일가가 L제2투자회사를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롯데로지스틱스가 거둔 전체매출 3조1243억 원 가운데 코리아세븐로부터만 2조199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을 계열사 내부거래로 얻은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를 넘는다.
롯데로지스틱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2년 96.1%, 2013년 94.1% 등 매년 90%를 넘겨왔다.
롯데로지스틱스 매출과 영업이익도 내부거래에 힘입어 빠르게 늘고 있다.
매출은 2010년 8790억 원가량이었는데 지난해 3조 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에 125억5천만 원에서 344억 원으로 증가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1996년 롯데그룹과 일본 미쓰이물산의 합작사로 설립돼 세븐일레븐을 시작으로 그룹 내유통회사의 물류서비스를 전담해왔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아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금지 규제대상은 아니다. 이 법에 따르면 규제대상은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사는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대기업 계열사다.
롯데로지스틱스의 최대주주는 L제2투자회사로 지분율이 45.35%에 이른다. 이밖에 롯데리아가 17.31%, 호텔롯데가 8.84%,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이 4%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제2투자회사 지분구조는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2015년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이 일자 L제1~12투자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을 공개했지만 L제1~12투자회사의 지분구조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 L제2투자회사가 사실상 총수일가 지배 아래 놓여 있지만 법망을 빠져나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부터 롯데로지스틱스의 일감몰아주기를 들여다보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사항이 없다.
롯데그룹은 롯데정보통신의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롯데정보통신은 비상장회사로 신격호 총괄회장(10.45%)을 비롯해 신동빈 회장(6.82%),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3.99%),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3.51%) 등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24.77%에 이른다.
롯데정보통신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5년 85%에서 지난해 93%까지 높아졌다.
롯데정보통신은 내부거래가 불가피한 사유와 함께 정상적인 내부거래였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화그룹은 IT부문 계열사이자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S&C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역시 조양호 회장 등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유니컨버스 지분을 정리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