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 지분 매각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아주캐피탈 2대주주인 신한은행이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아주캐피탈 인수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28일 아주그룹과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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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은행장. |
이번 거래대상은 아주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 지분 71.49%와 아주모터스가 소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 지분 2.54%다.
아주캐피탈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신한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아주캐피탈 지분 12.85%의 처리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한은행은 아주캐피탈 지분 12.85%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인데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보유하고 있어 아주그룹이 아주캐피탈 지분을 매각할 때 함께 팔 수 있다.
동반매도청구권이란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동일한 조건으로 주식양수인이 지분을 사들이도록 최대주주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아주그룹은 신한은행의 동반매도청구권 행사여부도 감안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2005년 아주그룹이 아주캐피탈(당시 대우캐피탈)을 인수할 때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주당 5천 원에 지분을 사들였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아주캐피탈 지분을 주당 7300원에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는데 신한은행이 같은 조건으로 아주캐피탈 지분을 매각할 경우 170억 원 규모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10년이 넘게 아주캐피탈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매각할 시기를 엿보고 있었지만 그동안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만큼 이번 기회에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주그룹은 2015년부터 아주캐피탈을 매각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아주캐피탈이 쌍용자동차와 한국GM 등과 전속계약(캡티브)이 끝난 데다 금융회사 계열 캐피탈사도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영업 및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캐피탈은 자산 기준으로 지난해 초 캐피탈사 3위에서 올해 3월 기준으로 6위까지 빠르게 추락했다.
시중은행들이 내년 1월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9)이 도입되면 지분 매각에 따른 평가손익이 대차대조표상 순이익에 반영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올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점도 동반매각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지분매각 이익이 기대보다 크지 않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주그룹은 2015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아주캐피탈을 매각하려 했을 당시 협상가격은 각각 4천억 원 후반과 5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주캐피탈 지분 매각가가 3100억 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한은행이 아주캐피탈 지분을 매각해 얻을 수 있는 차익은 절반 넘게 줄어든 셈이다.
게다가 우리은행과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회사들이 아주캐피탈 지분인수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하면서 아주캐피탈의 사업환경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재의 낮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할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인수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그때까지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은 아주캐피탈 인수목적 특수목적회사와 출자계약을 맺으면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해 사실상 2년 뒤 아주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