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수주한 선박에서 앞으로 적자를 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19일 “올해 상반기에 수주한 선박들의 건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국내 조선사들이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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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주한 선박은 모두 653만CGT(가치환산톤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주물량이 11.1% 늘어났다.
하지만 수주금액을 놓고 볼 때 신규수주 물량이 늘어나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보기 이르다고 정 연구원은 지적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1~5월에 수주한 선박의 금액은 모두 179억4천 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주금액이 4% 줄었다. 수주물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사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고 있어 향후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 연구원은 “건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판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 조선사들이 상반기에 수주한 선박의 가격은 낮은 수준이라 향후 건조시점에 적자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가격은 올해 상반기 평균 척당 8200만 달러를 보였다. 지난해보다 평균 가격이 약 11%가량 하락한 것이다.
반면 선박 건조원가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후판가격은 현재 톤당 58만 원을 기록해 2015년 말보다 가격이 약 45% 올랐다.
정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이 구조조정과 무급휴직 등을 통해 직영인력의 인건비를 15% 감축하고 기타 재료비와 경비, 외주인력 인건비, 판관비 등을 10% 감축한다고 가정해도 척당 52억8천만 원씩 적자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일감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저가수주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들이 저가로라도 선박을 수주하는 것은 수주잔고 부족이 직접적인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주를 못해 매출이 급감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근의 신규수주는 수익성보다 잔고확보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