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전속금융사로서 캐피탈사 가운데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에 의존적이라는 점을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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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
현대캐피탈은 1분기에 순이익 892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1분기보다 1.4% 줄어들었다. 현대캐피탈 측은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가 없었던 데다 경쟁사의 약진으로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부진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1분기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가량 감소한 174만7932대로 집계됐다.
현대캐피탈이 제공하는 할부금융 서비스와 리스 서비스 가운데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각각 92.2%와 72.2%에 이를 정도로 높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금융에서 현대기아차만을 취급하고 다른 완성차들을 지원하는 할부금융이나 리스영업은 하지 않고 있는 만큼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량이 현대캐피탈의 영업환경에서 가장 큰 변수다.
현대캐피탈의 해외영업도 마찬가지 구조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 침체와 유럽시장 자동차 판매 둔화, 사드보복 여파에 따른 중국시장 타격 등 영향을 받았는데 현대캐피탈도 이 여파로 올해 1분기에 해외부문에서 순손실 62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90.5% 확대됐다.
현대캐피탈은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다른 금융사업을 키우고 있다. 개인신용대출, 주택금융, 기업금융 등 비자동차금융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비자동차금융 관련 자산 가운데 주택금융자산이 1분기 말 기준으로 2조669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개인금융자산은 2조1270억 원으로 5%가량 늘었으며 기업금융도 81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특히 주택금융과 기업금융 대출은 담보를 잡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도 차량 한 대 값보다 대출원금의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을 통해 확보한 네트워크를 비자동차금융에서도 확장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을 이용한 고객 가운데 신용도가 높은 고객만을 대상으로 개인신용 대출을 해주거나 현대기아차와 거래하는 부품회사, 운송업체 등 우량기업에게 기업금융 대출을 제공하는 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 자동차금융으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67.6%를 차지하는 만큼 전속금융사로서 안정된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비자동차금융 부문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