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바다 속에서 무선통신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해저무선통신망을 구축한 다음 이를 활용해 새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 SK텔레콤, 수중통신망 기술 가시화
SK텔레콤은 30일 인천 남항 서쪽 10km 해상, 수심 약 25m 깊이, 송수신 거리 약 800m 환경에서 LTE 방식을 활용한 해저무선통신 시연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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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수중통신망 기술은 수중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가 수중 기지국을 거쳐 위성, LTE 등 지상통신망을 통해 전송되는 구조다.
시연에서 수중 센서에서 수집한 수온과 염도·조류속도 등 10여 가지의 측정정보를 물속에서는 음파, 밖에서는 전파를 이용해 전송했다. 물속에서 전파통신이 되지 않는다.
이 수중통신망 기술은 국책 연구과제로 국비 260억 원을 포함해 총 300억 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SK텔레콤은 호서대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2015년 국책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SK텔레콤은 2년의 연구를 거쳐 올해 3월 수중통신망 핵심설계 기술을 확보했으며 5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기술을 공개했다.
2021년까지 수중통신망 관련 기술을 계속 연구하고 개발한다.
◆ 수중통신망, 왜 필요할까
SK텔레콤은 수중통신망 기술을 통해 해저에 통신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처럼 해저에도 이동통신망이 구축된다면 해난구조와 지진예보 같은 재해 정보는 물론 수산물정보 등 어업과 관련한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잠수함 탐지 등 안보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고 이를 통한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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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학림 호서대 교수가 30일 기자들에게 수중통신망 사업 개요를 설명하고 있다. |
고학림 호서대 IT융합기술학부 교수는 “바다에서 수온1도가 올라가면 어종이 바뀌고 이상기후가 발생한다”며 수중통신망의 가치를 강조했다.
선진국들은 1990년대부터 바닷속 통신기술을 확보해 해양 무선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이를 활용해 환경분야와 국방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과 결합해 상시적으로 해저환경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수중 사물인터넷’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 해결해야 할 과제는?
SK텔레콤은 내년까지 ‘수중 기지국’을 구축한다. 지상에서 기지국을 세우는 것처럼 우리나라 바다에도 수중통신망 기지국을 세우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해안선과 해저 지형정보 등을 고려해야 해 육상망 설계보다 훨씬 어렵다고 설명했다. 수중 기지국과 수중센서간 통신시스템 개발도 마쳐야 한다.
기술개발도 더 필요하다. SK텔레콤의 수중통신망 기술수준은 현재 미국보다 3~4년 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수중통신망 기술의 속도는 40kbps로 인터넷초창기 시절 쓰던 전화모뎀 속도의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수중통신망 구축과 활용 기술을 충분히 축적한 다음에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