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이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과 관련해 현대차 실적에 맞춰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노조 측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부회장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개막식을 마친 뒤 식사장소로 이동하면서 기자들에게 “임단협은 회사 실적에 따라 가는 게 맞다”며 “회사가 잘되면 잘 되는대로 잘 주고 안되면 안되는 대로 깎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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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철 현대자동차 부회장. |
현대차는 현대차노조와 2017년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30일 오후 2시 9번째 단체교섭 테이블에 앉는다. 25일 8번째 단체교섭에서 노조 측 요구안을 놓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현대차노조는 올해 기본급을 한 달에 5만4883원 올려줄 것과 2016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 ‘4차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발전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서’를 체결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경우 올해 7조5279억 원을 인건비로 써야 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6조2648억 원을 급여로 지출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윤 부회장은 노조 측 주장을 놓고 이날 “매년 하는 이야기인데, (노조의 요구가) 세다”며 “(올해 임금협상 진행이) 어둡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판매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놓고 “중국 영향이 제일 클 것”이라며 “봐야 알겠지만 해외시장 때문에”라고 말을 아꼈다.
윤 부회장은 현대차 실적이 부진한 만큼 노조 측이 양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크레타를 출시한 데 힘입어 판매가 늘었지만 아중동지역 등 신흥시장과 중국에서 판매부진을 겪었다.
현대차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3조3660억 원, 영업이익 1조2508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8%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실적이 부진한 탓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계열사 임원 1000명가량이 급여의 10%를 자진 삭감했고 과장급 이상 간부의 임금도 동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93조6490억 원, 영업이익 5조1935억 원을 거뒀다. 2015년보다 매출은 1.8% 늘었지만 18.3% 줄었다.
윤 부회장은 이날 하청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계획을 놓고 “잘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올해 나머지 300명도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300명가량 하청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해 하청근로자 6천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할 계획을 세웠다.
윤 부회장은 앞으로 하청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추가채용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생각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현대차는 2014년 8월 하청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현대차노조, 사내하청지회와 합의했다. 지난해 1월 추가로 2천 명을 고용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